北 소·중학교 방학 돌입…’꼬마계획’ 걱정에 한숨만

북한 소학교(초등학교)·중학교의 여름방학이 이번 주말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2일 “소학교·중학교가 지난주부터 시작된 평가시험을 마치고 주말부터 8월 말까지 방학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북한의 소학교와 중학교는 하루나 이틀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통상 7월 말이면 여름방학에 돌입한다. 방학 기간에는 한국의 ‘방학숙제’처럼 실력향상을 위한 학과별 과제가 주어진다.


차이라고 한다면 ‘꼬마계획’이라고 불리는 과제가 있다는 점이다. 군(軍)·당(黨)의 운용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방학 때 학생들에게 토끼가죽 몇 매, 파철 몇kg 등을 제출토록 하는 것이다. 


각 학교들에서는 학생들의 과제 수행을 점검·검열하기 위해 10일마다 수행정형 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과별 과제는 과목별, 날짜별로 점검하고 ‘꼬마계획’은 구두로만 보고 받는다. 결과물은 개학 하루 전에 학교에 제출한다.


‘꼬마계획’이 시작된 시기는 확인되지 않지만 1960년대 초부터 실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60년대 초 평양에서 소학교를 다닌 한 탈북자는 “방학이 되면 학교에서 ‘꼬마계획’이라며 토끼가죽 등을 바치게 했다”고 말했다.


토끼가죽 과제는 인민군대 지원용이란 명분으로 주어진다. 이밖에 파지, 파고무, 파철, 파유리 등 수kg도 제출토록 하고 있는데 사용처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에게 부과되는 계획양은 차이가 있다.


소학교 학생은 보통 토끼가죽 3매와 5000원정도의 파철 등을 제출해야 하고, 중학생들은 토끼가죽 5매, 8000원정도의 파철양이 제시된다. 토끼가죽 1매 가격은 합격품(길이 35cm, 너비 20cm)이 4000원정도이다.


현재 쌀 1kg당 20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에 비춰볼 때 소학교 학생들은 대략 쌀 8.5kg, 중학생들은 쌀 14kg 해당하는 양을 제출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난으로 고통 받는 주민들에게는 큰 부담이지만 김정일 체제엔 더할나위 없는 자금창구인 것이다. 


2009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소학교 학생 약 150만 명, 중학생은 22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꼬마계획’으로 북한 당국이 벌어들이는 액수는 총 916억 원에 달한다. 달러로 환산할 경우 약 3564만 달러다. 7월 현재 1달러는 2570원 정도이다.


토끼를 키우지 않는 가정에선 시장에서 가죽을 구입해 제출해야 한다. 문제는 시장에서도 토끼가죽이 흔치 않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학교들에서는 약초나 산열매 등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꼬마계획’을 수행하지 못하면 1년 동안 생활총화 무대에 서야 한다. 때문에 학생들은 매일같이 약초와 산열매를 채취하기 위해 산을 오르는 경우도 많다.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대부분 부족분을 시장에서 사서 채우는 현실이다.


당장 하루 벌어 하루를 때우는 가정의 학생들은 가사일도 거들어야 한다. 부모가 시장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밭일 등은 고스란히 학생들 몫이 된다. 과제수행에 가사일까지 거들어야 하는 어린 학생들에게는 여름방학이 오히려 괴로울수밖에 없다.  


한 20대 탈북자는 “방학 때 ‘꼬마계획’으로 십 여일 간을 산속에서 산열매를 따며 고생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또 부모님이 장마당에 나가기 때문에 혼자 밭일을 해야 해 너무도 힘에 부쳤다”고 소회했다.


2008년에 입국해 대학에 다니고 있는 다른 탈북자도 “엄마는 장마당에 나가 팔 음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집안일과 밭일을 도맡아 했다”면서 “그것 때문에 외화벌이 과제를 못해 엄마가 음식을 판돈으로 토끼가죽 등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시내에 거주하는 학생들도 ‘꼬마계획’ 수행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또 ‘꼬마계획’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학과별 과제는 보통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고 탈북자들은 말한다. 한 탈북자는 “하루를 벌어 하루를 살아야 하는 집 아이들은 학교에서 주는 학과과제를 모두 할 생각을 못했다”고 말했다. 


학과과제는 수행하지 못해도 용서받을 수 있지만 ‘꼬마계획’을 완수하지 못하면 1년 동안 비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우선 수행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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