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소외계층 수용시설 급식과 처우 개선 조짐

“가족 면회에 쌀밥, 고기 반찬 제공…지방은 관리자 횡령과 인식 미흡 여전”

북한이 고아와 꽃제비(부랑아), 노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수용시설을 확대 건설하고 있는 가운데 평양을 중심으로 수용자에 대한 급식과 거주 환경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삼지연 꾸리기와 혜산 도시 재개발 사업에서 고아와 꽃제비를 위한 시설인 애육원과 중등학원을 현대적인 시설로 건설하고, 이를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으로 선전해왔다. 김 위원장은 매년 각 지역에 신축되는 고아원을 직접 방문해 ‘인민의 어버이’ 모습을 강조해왔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소외 계층 관리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평양과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 소도시는 수용환경이 열악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수용시설 책임자의 횡령과 근무자들의 인식 미흡이 주원인 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최근 평양 외곽 양로원을 방문하고 돌아온 내부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평양 외곽에 있는 양로원을 방문해 친척을 만나고 왔는데 시설이 꽤 좋았다”면서 “40여 명 남짓한 늙은이(어르신)들이 생활하고 있는데 기대 이상으로 먹고, 입고, 자는 수준이 괜찮았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남자원생들은 하루 일과로 낚시나 장기를 두고, 일부는 가까운 농장에 나가 전용 채소밭에서 배추 묶기도 하고 있었다”며 “외부에서 사람이 와서 그런지 쌀밥에 물고기와 해산물, 그리고 나물 반찬이 나와서 평민들 가정보다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최근 수용시설  환경 및 급식 개선은 다른 지역에서도 감지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내가 가 본 (평안남도) 평성이나 (평안북도) 신의주 같은 지방도시에서도 애육원이나 양로원 급식이 이전과 비교해서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방 군소도시로 가면 여전히 열악한 곳이 많다는 평가를 덧붙였다.

지방에 있는 수용시설에도 당국이 직접 쌀과 돼지고기, 해산물 등을 공급하고 있지만, 관리 일꾼들이 이를 빼돌려 시장에 내다 파는 경우가 많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근무자들의 배급을 당국이 담당해 음식물 횡령을 막고자 하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

소식통은 “고아원이나 중등학원, 애육원, 양로원 어디라 할 것 없이 기관 책임자가 잘 들어와야 하고 인수원들이 사업성이 좋아야 원생들이 고생을 덜 한다”며 “기둥(기관책임자)을 잘못 만난 곳에서는 비리가 많아 공급된 것도 제대로 주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황해도 소식통은 지역 소외계층 수용시설의 처우가 여전히 열악하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황해도 해주에서도 시설은 좋게 지었는데 먹는 거나 입는 거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며 “실제 은파군 양로원의 노인들은 초봄부터 새끼꼬기 등 주변 농장들에 나가 일손을 거들어서 먹고 사는데 힘들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관리자들은 이전에 오갈 데 없어 혼자 살던 때에 비하면 그나마 낫다면서 ‘배부른 투정 하지말라’고 큰소리를 친다”면서 “양로원 관리자들이 노인들을 개인 돈벌이용 노력동원에 이용하면서  ‘소일거리’라고 포장하며 일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