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소련 붕괴땐 ‘우리식 대로’ 강조…이번엔?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민주혁명 열기가 일파만파다. 철옹성처럼 보이던 아랍권 장기 독재정권들이 속절없이 무너지거나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철권통치에 신음하던 아랍권 국민들은 튀니지, 이집트에 이어 전투기와 탱크를 동원해 유혈진압에 나선 리비아 카다피 정권에도 저항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만큼 독재자에 대한 분노와 승리에 대한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이 민주화 불똥이 다음에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힘든 형국이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이달 14일 이집트 혁명 와중에 “전 세계의 독재자들이 현 상황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의 김정일과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짐바브웨 로버트 무가베, 쿠바 카스트로 형제, 벨라루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등 5명의 독재자를 거론했다. 


이 중에 리비아가 다음 대상이 됐고 북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부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내에도 중동 민주화 소식이 점차 퍼지고 있다고 한다.


과거 1980년대 말 동구 유럽 사회주의권이 붕괴하자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우리식대로 살자’는 구호를 내세웠다. 외부 사조에 흔들리지 않고 수령을 중심으로 굳게 뭉친 우리식 사회주의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고 교양했다. 


1990년 5월 김일성은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를 위해 끝까지 싸워나갈 것을 강조했고, 이듬해 5월 김정일은 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들과의 담화를 통해 ‘우리식 사회주의’를 제창하고 동구권 국가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고 분명히 했다.


북한은 우리식 사회주의 내용으로 주체사상에 근거한 유일적 지배와 사회주의적 민주주의, 군중노선을 통한 경제관리를 들었다.


이에 따라 북한은 1992년 4월 헌법개정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삭제하고 주체사상만이 지도이념이라고 규정했다. 1997년부터는 김일성이 태어난 해를 기준으로 하는 주체연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또한 자본주의 독소의 침습을 막고 사회주의제도를 부식시키는 비사회주의적 요소와의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며 ‘혁명의 모기장론’을 강조했다. 북한은 이 시기부터는 핵개발을 본격화해 벼랑끝 전술로 미국과 대치해왔다.   


이처럼 북한은 동구 사회주의권 몰락이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폐쇄성 강화와 핵도발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러한 전략은 일단 먹혀 들었다. 정보 통제가 가능하고 사회주의적 기강이 유지된 덕분에 북한은 큰 체제위기 없이 그 시기를 넘겼다. 


멍젠주(孟建柱) 공안부장이 이달 13~15일 평양 방문 때 북측과 튀니지·이집트를 비롯한 아랍권의 민주화 바람을 막기 위한 정보 공유·협력 강화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멍 부장은 휴대폰 추적 방법 등을 북한에 전수했다고 한다. 북중국경에 대한 통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북한은 문을 걸어 잠그고 내부 단속을 강화하는 데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 정보와 문화가 들어오는 통로가 되고 있는 대북 라디오 방송, 휴대폰 통화, 남한 드라마 등을 엄격히 단속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에게 자본주의 황색문화 침투를 막기 위해 모기장을 더욱 튼튼히 쳐야 한다는 사상교양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군정치를 앞세우는 한 공화국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 자명하다.


조선중앙방송은 11일 “서방식 민주주의와 다당제를 받아들인 나라들에서 최근 정치적 혼란과 폭력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국제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마치 다당제 민주주의에 큰 결함이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각도 보안부(지방경찰청) 산하에 소요사태 조짐만 보여도 엄격하게 대응하라는 지시가 내려갔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그러나 화폐개혁에서도 보여지듯이 북한 당국이 과잉탄압에 나설 경우 오히려 젊은 층의 반발과 돌발사태를 불러올 가능성도 작지 않다.  


내부 불만을 차단하기 위해 외부 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다.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계획이 당겨질 수 있다. 또한 남한에 대한 도발 강도를 더 높일 수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항상 도발에 대비하고 있지만 세계 정세의 변화가 미칠 영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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