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세번째 통행차단, 내부요인 있는 듯”

북한이 ‘키 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 종료일인 20일 또다시 개성공단 출·입경을 전면 차단해 주목된다. 다만 북한이 21일부터 ‘군통신선’을 정상화하겠다고 통지해왔다.

북한은 이날 우리 측 인사의 방북 및 귀환 계획에 대해 동의 통보를 보내오지 않음에 따라 오전 9시·10시·11시 경의선 육로 방북 계획과 오후 3시·4시·5시 남으로 귀환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을 전면 차단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북한은 ‘키 리졸브’ 훈련 개시일인 지난 9일 통행을 차단했다가 10일 허용→13일 재차단→16일 귀환만 허용→17일 전면 허용 등 개성공단 통행과 관련한 일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이날 오전 평가회의를 통해 ‘키 리졸브’훈련이 종료됐음에도 북한이 재차 통행을 차단함에 따라 향후 남북출입이 파행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아가 남북관계의 긴장국면도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상황의 심각성에 따라 정부는 이날 오후 홍양호 통일부 차관의 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상황 설명과 함께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대변인 성명 수준에서 한 단계 급수가 올라간 셈이다.

홍 차관은 “북한이 군 통신 차단의 명분으로 세운 ‘키 리졸브’ 훈련도 사실상 어제 종료했다”며 “또 다시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한 건 개성공단 사업에 대한 북한의 추진 의지를 의심케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의 경제적 손실과 사후 파생결과는 북한이 책임져야 한다”며 “정부는 체류국민의 신변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제반조치를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이 21일 오전 8시부터 군 통신선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남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전의 실마리는 남아 있다. ‘군 통신선’이 정상화되면 남북 육로통행의 절차도 보다 간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북한 내부의 정책혼선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개성공단에 대한 분위기를 냉각해 경협 축소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면서도 “북한 내부의 요인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단된 군통신선 복구에 따른 기술적 미흡, 군통신선 재개통을 앞두고 군부와 경협 담당의 정책적 조율이 마무리 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북한 선박의 제주해협 통과와 우리 민항공기의 북한 영공 통과에 대한 내부 이견도 발생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그러면서 이번 조치가 미국과의 대화나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위한 ‘노림수’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교수는 “미국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통해 이미 북한에 대화 신호를 보냈다”면서 “개성공단 파행은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심리적인 요인은 될 수 있어도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한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파행으로 몰고 간다는 것도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우리 정부의 대화의지도 분명하고, 현 국민여론도 북한에 좋지 않기 때문에 개성공단 파행은 오히려 북한이 노리는 ‘남남갈등’을 비롯, 대북정책 전환에도 맞지 않는 카드”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방북 667명, 귀환 522명에 대한 통행허가를 북측에 요구하고 있다. 오전 8시 현재 개성공단에는 우리 국민 758명이 체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