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세계은행들과 거래 힘들어 질 것”

미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1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1874호는 각국 정부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은행들과 같은 민간부문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거래 본질을 속이는 다양한 금융거래에 관여하고 있는 북한에 매우 강력한 조항”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국무부에서 익명을 전제로 가진 대북제재 추진현황 브리핑에서 “전 세계 은행들은 자신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핵·미사일·사치품 등 북한과의 불법적인 거래에 끼어들고 싶어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대북 금융제재를 위해 미국 대표단이 중국과 말레이시아, 홍콩 등을 방문한 것과 관련, “이러한 대북 금융제재는 그야말로 국제적인 노력”이라며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광범위하게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분석은 이날 미 행정부의 외교수장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향한 더욱 터프(tough)한 공동노력이 장기적 결과로 있을 것”이라며 ‘대북압박 강화’를 시사했던 점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일본 등이 주도해 유엔 안보리 산하 제재위원회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 있는 북한인사와 관련 기업을 제재 리스트 포함하는 것도 미 행정부의 대북 압력을 위한 강력한 조치로 해석된다.

제재위는 16일(현지시간) 오전 회의를 갖고 북한 원자력총국의 이제선 총국장 등 관련인사 9명과 4~5개의 북한 기업 및 은행들을 제재 리스트 추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단행하자 안보리는 대북제재결의 1718호를 채택하면서 산하에 제재위원회를 설립했지만, 그동안 실질적 활동이 없는 유명무실 존재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4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부터 제재위는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단천상업은행, 조선령봉종합회사 3곳을 제재 기업으로 선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북제재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서 미 국무부와 재무부는 북한 무역회사 ‘남촌강’과 이란 소재 ‘홍콩일렉트노닉스’를 자산동결 및 거래금지 등의 제재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한편, 미 행정부의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최근 김정일의 췌장암 등 건강 악화 보도와 관련, “북한에서 정확히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특히 김정일의 건강이 어떤지 추측할 때는 신중함이 적절히 요구된다”면서 “갖은 추측이 난무하지만 구체적인 정보를 획득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관련 보도는 알고 있지만 결론을 낼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는 아무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이 억류 중인 여기자 2명에 대한 사면과 관련,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사면 석방 요청 이후에 북한으로부터 아무런 응답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에 여러 경로를 통해 여기자 2명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석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했다”면서 “우리는 이 단계에서 그들이 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해 논란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귀가에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