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설득 아직은 시기상조(?)

“극적 타결 기대하지 않는다. 우리가 이뤄 놓은 것들에 집중해야 한다.”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북핵 6자회담 관련국 고위인사로는 처음으로 23일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박의춘 외무상과의 회담 이후 러시아 언론에 언급한 내용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북한에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이 불가피했음을 설명하는 한편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및 핵시설 재가동 중지 등을 촉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동 후 그가 밝힌 내용으로 미뤄 회담장에서 어떤 대화가 오고갔는지 충분히 짐작게 한다.

6자회담 거부, 핵시설 재가동,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요원 추방 등의 조치에서 보듯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 성명에 대해 단단히 화가 난 상황에서 아무리 북한에 영향력을 가진 러시아지만 그들을 설득시키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라브로프 장관이 “6자회담 재개를 기대하지 않는다. 북한 핵 문제 해결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며, 당사국들은 감정적으로 문제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도 북한의 반응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아직 라브로프 장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북한이 이런 기조를 갖고 있다면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도 별 성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의 방북을 두고 북한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과도 일치한다.

호주국립대 한반도 전문가인 레오니드 페트로프 연구원은 전날 코메르산트와 인터뷰에서 “북한은 안보리 의장 성명 채택 이후 러시아를 동지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난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양국 외무장관 회담에 대해 “두 나라 사이의 관계 발전 문제와 호상(상호) 관심사로 되는 일련의 문제들에 대하여 의견을 교환하였다”고 간단히 전했다.

2004년 7월 방문 이후 5년 만에 북한을 찾은 라브로프 장관이 이번 방북 길에 한반도 긴장 완화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접어야 할 듯 보인다.

결국 북한의 로켓 발사로 촉발된 한반도 긴장 상황을 누그러뜨리기에는 시기상조인 듯 보인다.

이와 관련 모스크바 한 북한 전문가는 “러시아뿐 아니라 어느 누가 이 시기에 북한에 가더라도 만족할만한 답변을 듣고 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평양 방문에 이어 24일 특별기편으로 서울을 방문해 우리 정부에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이명박 대통령도 예방할 예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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