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선전용 애육원 건설보다 먹는 문제 해결이 먼저”

지난 3일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 언론매체가 일제히 김정은이 평양중등학원을 방문한 소식을 전한 이후 전국 각 도들 마다에서는 초등학원, 중등학원 건설에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어제도 노동신문은 “충정의 200일 전투에 떨쳐나선 평안북도 일꾼들과 당원들, 근로자들이 만리마 속도창조운동의 불길 높이 신의주 초등학원, 중등학원 건설을 다그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일 대외선전용 인터네트 매체 ‘조선의 오늘’도 황해남도와 남포시에 초등, 중등학원 건설이 추진 중이라며 “양지바른 산기슭 근 5만㎡ 부지에 두 개의 교사와 기숙사, 다기능 체육관, 야외수영장, 식당, 잔디밭 운동장 등이 건설 된다”고 요란하게 선전했습니다. 이쯤 되면 도대체 북한에 부모 없는 고아들이 얼마나 많이 있기에 각 도마다 이렇게 초등, 중등학원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잘 알다시피 90년대 중반에 들이닥친 고난의 행군으로 수백만 명이 굶어죽고 전국의 역전, 장마당 골목마다에는 꽃제비들로 차고 넘쳤습니다. 7-8살 난 어린 꽃제비가 땅에 떨어진 국수 오라기를 집어먹는 영상을 본 세계 인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은 20여 년이 넘게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양시와 각도에 육아원, 애육원, 초등, 중등학원이 우후죽순처럼 일어서고 있다”는 건 거리를 떠도는 꽃제비가 줄어들기는커녕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이걸 두고 “당의 후대사랑, 미래사랑, 교육중시 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투쟁에서 이룩되는 자랑찬 성과”라고 떠들고 있으니 이 얼마나 한심한 ‘자랑’입니까. 김정은의 ‘어린이 사랑’을 부각해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고 충성심을 고취하려는 것보다 꽃제비가 많이 있다는 게 창피하다는 걸 먼저 느껴야 정상인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부모 없는 애들이 왜 이렇게 많아졌는지, 어째서 줄어들지 않고 계속 늘어만 가는지, 학원 건설보다 무엇이 더 먼저인지, 생각을 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초등, 중등학원, 애육원, 육아원 다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우선인 것은 최소한 부모들이 아이들을 돌볼 수 있게 인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입니다. 이래야 꽃제비들을 줄일 수 있고 없앨 수 있습니다. 김정은에게 다시 한 번 강력히 요구합니다. 하루 빨리 개혁개방으로 나가는 것만이 고아들을 줄이고 나라도 살리는 길이라는 걸 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