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국 투먼수용소에 대기중인 선양시 체포 탈북자 24명에 대해 “(이미 송환돼) 공화국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고 거짓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강도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와 전화통화에서 “지난 25일 동 여맹위원장들의 토요학습에서 ‘탈북자들의 말로’라는 제목의 강연이 있었다”며 “강연은 ‘사회주의 제도의 명예를 더럽힌 탈북자들은 결국 중국 공안국에 체포되어 우리에게 넘겨졌으며 공화국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는 내용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도당 선전부에서 나온 강연자가 ‘남조선 괴뢰도당은 국경연선 주민들을 꾀하여 몇 푼의 딸라를 쥐여 주고 우리 사회주의를 파괴하려고 미쳐 날뛰고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동지의 두리에 한사람같이 뭉친 우리 인민의 일심단결은 그 무엇으로도 깰 수 없다’면서 적들의 사탕발림에 절대로 넘어가지 말데 대한 경고와 체포된 사람들에 대한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엄포도 놓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강연은 김정은의 지시로 진행되고 있는 국경 단속을 강화할 목적으로 북송위기에 처한 탈북자들의 사례를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강연을 받은 여맹위원장, 인민반장 등을 통해 북송돼 처벌받았다고 홍보해 주민들을 공포감을 주기 위한 차원으로 볼 수 있다.
내부 소식통은 “이번 강연에서는 탈북자를 칭했던 ‘월남자’ ‘반역자’라는 표현 대신 ‘탈북자’라고 말해 회의 참가자들이 의아해하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이 운영하는 선전 매체 등에서는 ‘탈북자’라는 표현이 사용됐지만, 북한 내부 공식 강연회에서 ‘탈북자’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선양에서 체포된 24명의 탈북자들은 28일 현재 북송되지 않은 상태다. 현지 탈북자 지원활동가에 따르면, 현재 투먼수용소에는 지난 8일 선양 등에서 붙잡힌 탈북자 24명을 포함해 총 41명이 북송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 지원 활동가는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 여론이 잠잠해 지기를 기다리기 때문에 한국 정부에서는 멈추지 말고 해결을 볼 때까지 이 문제를 가지고 들끓어야 한다”면서 “어느 순간 방심하는 기미가 보이면 여기 공안에서는 탈북자들을 북한에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