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서옥식(徐玉植)씨(전 연합뉴스 편집국장)는 17일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에 제출한 박사학위논문 ‘김정일 체제의 지배이데올로기’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치철학을 ‘선군사상’으로 규정했다.
주체사상이 통치이데올로기로서 김일성 유일체제를 지탱해 왔다면 선군사상은 김정일 유일지배체제를 정당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논문의 저자는 북한의 헌법과 노동당 규약에 명시된 북한의 지배이데올로기는 주체사상이지만 2003년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에 ‘선군사상’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한 이후 북한의 언론들이 선군사상을 당과 국가활동, 혁명의 지도적 지침, 지도사상으로 밝히고 있는 점을 이 같은 추론의 근거로 제시했다.
또 북한이 김정일 시대를 ‘선군시대’로 명명하고 시대이념을 선군사상, 시대정신을 ‘혁명적 군인정신’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군정치는 어떠한 역할을 하는가.
서 박사는 선군정치가 북한의 전략목표인 강성대국 건설의 메커니즘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김 국방위원장의 카리스마 구축 ▲정권 및 수령결사옹위 ▲노력동원을 통한 경제난 극복 ▲사회적 이완 통제 ▲대외협상력 제고 등의 기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같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선군정치는 군사선행(軍事先行), 선군후로(先軍後勞), 선군통일체론, 선군원리론, 총대철학 등의 논리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주체사상은 종말을 고했는가?
논문의 저자는 선군사상과 주체사상이 북한 내의 주요 통치담론으로 혼재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도 “무게중심은 분명히 선군사상으로 쏠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선군정치를 경제난과 미국의 봉쇄에 맞서기 위한 과도기적 위기관리체제라는 일부 학자의 주장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저자는 “북한은 지금까지의 사회주의 정치이론은 과도기적인 것이고 선군정치야말로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회주의의 완성된 정치방식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