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해 NLL 도발시 초토화 작전에 나서야 하는 이유

북한은 올해 1.17 대남 전면대결선포 이후 서해 NLL(북방한계선)을 고리로 한 잇단 대남(對南) 협박성명 발표와 해주와 옹진반도에 집중 배치된 해안포 훈련 횟수 증가, 기동훈련 실시로 서해상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높여왔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김정일의 건강이상설에 대한 여론을 불식시키고 경제실패로 인한 내부 갈등을 봉합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김정일 건강 악화에 이은 후계자 내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NLL 도발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NLL 도발을 통해 후계자로 유력한 김정운의 업적 부풀리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김정일의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운을 찬양하는 노래와 구호가 나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김정일의 장남 정남도 “아버지가 정운을 매우 좋아하고 후계자로 지명했다는 보도가 맞다”고 말했다.

북한의 NLL 도발 가능성이 정치군사적 맥락에서 맞아 떨어지자 우리 군은 북한군의 서해 도발 움직임을 긴장 속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NLL 접경에서 조업 중이던 중국선박들까지 대부분 빠져나가자 우리 군은 북한 도발의 징후일 가능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해안 감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북한이 가까운 시일에 도발할 경우 과거와 같은 해상전이 아닌 해안포 사격을 해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두 차례의 연평해전에서 패배한 북한은 해상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연평도 주변 기지들에 지대함 미사일과 장사정포들을 비롯한 중장거리 해안포들을 확대 배치했다.

만일 북한이 휴전선 일대에서 무력도발을 시도한다면 즉각 우리 군의 대응타격이 이루어지고 전면전 확대 가능성까지 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남북한 모두에게 엄청난 손실을 가져다 줄 것이다. 몇 발의 경고 사격이 아닌 양측의 직접적인 교전이 이뤄진다면 북한에 이로운 점이 별로 없다.

해상 전투도 그 동안의 대결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에게 유리할 것이 별로 없다. 해안포를 통한 도발도 우리 함대의 대응 사격과 F-15K를 통한 공중 타격을 받을 경우 북한에게 훨씬 불리한 전세가 조성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국지도발 성공 가능성이 이렇게 저조함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정권이 무모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이유는 북한에서 지도자가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 때문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북한에서 김일성, 김정일은 단순한 지도자를 넘어 ‘신’과 같은 존재이다. 북한이 만들어 낸 ‘신’은 항상 현명하고 어떤 싸움에서도 반드시 백전백승을 거둘 수 있다.

김정일의 당 총비서, 국방위원장, 최고사령관 등의 직위를 가지고 이처럼 북한 주민 앞에 신으로 군림해왔지만 주민들은 수백만이 아사하는 ‘고난의 행군’을 겪어야 했다. 또한 국제사회로부터 기아국가와 인권탄압국가라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민생은 피폐해져 있다.

김정일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바닥에 떨어지고 건강 악화와 체제불안까지 겪게 되다 보니 북한 지도부가 김정일을 대체할 새로운 ‘신’으로 김정운을 내세우는 카드가 시기적으로 영 마땅치 않다.

그래서 북한 당국은 직접 지시와 교양보다는 입소문 형태로 후계자 지정을 전파하고, 내외적 위기를 조성해 반대 세력을 탄압할 명분을 만들고 있다. 또한 경제와 군사면에서 성과를 거둬 후계자의 업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북한 지도부가 현재 조성된 난관을 타개하고 후계체제 완성을 위해 내놓은 것이 바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대남 도발, 그리고 지금 북한을 떠들썩하게 하는 ‘150일 전투’이다.

이른바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정권의 위상을 최대한 끌어올려 군과 정치 엘리트의 충성심을 이끌어내고, ‘150일 전투’로 경제이미지를 개선하며 NLL에서 도발을 승리로 이끌어 김정운을 정치, 외교, 군사 면에서 능력을 갖춘 후계자로 둔갑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여건은 녹록치 않다.

이미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대가나 보상은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밝혔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제재까지 맞물려 ‘150일 전투’라는 경제회복 사업마저도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됐다.

2012년까지 ‘강성대국 완성’이라는 초강수를 두고 내외적으로 강공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북한이 이제 와서 브레이크를 밟을 수도 없는 그야말로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져들고 만 것이다. 특히 NLL에 대한 도발은 후계자 구도는 제치고 김정일 체제 자체까지도 위기로 몰 수 있는 위험카드가 될 소지가 높아졌다.

물론 확실한 승리가 담보된다면 북한 지도부 입장에서 주민결속을 다지고 자신들의 군사적 위력을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만일 반대로 남한 무력의 공세적인 반격에 NLL주변 북한 군사기지들이 초토화 된다면 김정일과 후계자에 대한 권위는 매우 손상되고 권력 주변에서도 균열감이 적지 않게 나타날 것이다.

김정일은 그동안 ‘백전백승의 강철의 영장’, ‘탁월한 군사전략가’라는 이름으로 칭송됐지만 그러한 신화는 완전히 허물어지게 된다. NLL에서의 승리를 후계자의 업적 부풀리기로 과대 포장하려던 것이 무산될 뿐만 아니라 엘리트층과 주민들의 체제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 것이다.

지금까지 김정일은 ‘미국도 때려잡을 수 있는 군사강국’이라고 큰 소리를 쳐왔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스스로가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주민들에게 각인시키고 체제불안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게 된다.

북한은 지금까지 허약한 경제기반으로부터 오는 체제불안을 ‘선군정치’라는 총대를 내세워 지켜왔다. 김정일에게 있어서 ‘선군정치’는 독재체제를 지탱하는 마지막 버팀목이고 유일한 카드이다.

‘선군정치’가 허물어 질 때 비로소 김정일 독재정치도 막을 내리고 북한 인민은 자유민주주의라는 고귀한 열매를 성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도 북한은 거의 매일이다시피 군부와 선전매체들을 통해 전쟁위험을 고조시키고 NLL을 위협하고 있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하나같이 ‘우리는 한다면 하고 또 싸우면 반드시 승리한다’고 입을 모아 NLL을 위협하고 있다.

먼저 도발을 건 것만큼 패배에 대한 책임도 클 것이고, 승리를 장담한 만큼 패배에 대한 대가도 혹독할 것이다. 바로 NLL 도발에서 승패는 북한 정권의 정치적 운명과도 직결돼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북한 주민들은 패배한 지도자, 자신들을 구할 수 없는 후계자를 절대로 원하지 않을 것이다. 체제 동요는 군과 정치 엘리트부터 주민들까지 확산될 수 있다. 이것은 우리에게 희생을 최소화 하면서 북한 수령 독재를 끝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우리가 NLL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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