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해침범 경고…힐 방북과 대비

북한 해군사령부가 21일 남한 전함의 북한 영해 침범을 주장하면서 “해전 범위 벗어난 큰 전쟁 위험”까지 언급, 서해상에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해군사령부 대변인은 지난달 10일, 21일, 30일과 이달 12일에 이어 이번까지 5회에 걸쳐 담화를 내고 남한에 의한 영해 침범을 주장하면서 ‘경고’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양상이다.

대변인은 지난달 10일 “언제 제3의 서해교전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사태가 조성되고 있다”에서 출발해 “군사적 도발행위로 초래되는 모든 후과(결과)에 전적인 책임을 질 것”(5.21), “응당한 대응책을 취할 것”(5.30) 등의 발언을 내놨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이번에는 “침범행위가 해전의 범위를 벗어난 더 큰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는 위험한 불찌(불씨)”라며 “해상으로 침입하는 크고 작은 목표를..수장시킬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해군사령부의 거듭된 발표는 북방한계선(NLL) 대신 새로운 경계선을 협의, 확정하자는 주장의 연장선 상에 있다.

북측은 남북이 각각 북방한계선과 해상경계선을 그어 무력 충돌의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새로운 경계선을 설정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며 지난해 3월 장성급회담부터 이 문제를 주요 의제로 집요하게 제기해왔다.

그러나 국방부는 북측의 이런 논리에 대해 NLL 문제가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앞으로 계속 협의해 나간다’고 명시돼 있는 만큼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해상경계선 문제를 협의하자”는 정도로 대응하고 있다. 또 지난 8일 군사실무회담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자극을 삼갈 것”을 북측에 주문하기도 했다.

이날 국방부 관계자도 “우리측 함정은 북측 영해를 침범한 적이 없다”며 “북한의 (영해 침범) 주장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북한은 우리 측의 이런 ‘무시전략’에 압박을 강화하는 동시에 해상경계선 문제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끊임없이 이슈화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방북이 이뤄진 날에 이 같은 입장 발표가 나온 데 대해 주목하고 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8일 우리 정부의 대북 식량차관 제공 유보와 관련해 “지금 남측 당국은 눈 앞에 있는 정세 주도의 열쇠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2.13합의 이행과 대북 식량지원을 연계시킨 데 대한 불만을 힐 차관보의 방북 시점과 절묘하게 대비시켜 북미관계 진전과 남북관계 정체 분위기를 구분시키려고 했다는 것이다.

즉 힐 차관보의 방북으로 2.13합의 이행이 본격적인 국면에 들어섰다고 해서 남북관계가 남측당국의 ‘바람’처럼 그에 맞춰 진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려 했다는 지적이다.

해군사령부가 이날 “남조선(남한) 당국이 그 누구의 요구에 무턱대고 비위를 맞추면서 6.15 통일시대의 흐름에 역행해 북남관계를 또다시 악화”시켰다고 주장한 데서도 이 같은 의도가 엿보인다.

더욱이 북한 해군사령부가 이날 “우리의 경고는 결코 빈말이 아니다”라고 되풀이해 북미관계 진전에 뒤처진 남북관계가 서해 갈등으로 발목이 잡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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