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자 노동신문 2면에 “만리마 속도 창조운동의 경쟁열풍이 안아온 자랑찬 성과”라는 제목아래 인민경제 중요부문에서 수많은 작업반들이 연간 상반년 계획을 앞당겨 수행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검덕광업연합기업소에서 고경찬 영웅소대의 뒤를 이어 연간계획을 완수한 소대들이 연이어 배출됐고 이들의 모범을 본받아 전국에 있는 탄광, 광산 그리고 철도운수, 임업, 방직 비단공업부문에서 상반년, 혹은 올해 계획을 넘쳐 수행했다는 것입니다.
신문에 실린 내용이 사실이라면 경제가 성장해 인민생활에서 획기적인 전환이 일어났을 것입니다. 하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크게 보이지 않고, 북한 주민들도 생산성과를 선전하는 기사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신문에 실린 내용이 심히 과장됐고, 주민들에 대한 선전선동 차원에서 이런 기사를 실었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김정은이 지난 4월 21일 고경찬영웅소대에 보내준 축하전문을 언급하며 만리마선구자대회를 향한 경쟁, 혁신운동을 운운한 것 역시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 고취용일뿐 경제성과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한 사람을 내세워 이른바 “따라 배우기 운동”으로 생산을 독려하고,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을 이끌어내던 방식은, 김일성, 김정일 시대 때, 써 먹을 대로 써 먹은 낡은 사업방식입니다.
경제발전을 위해 만리마속도 창조운동을 하고 싶다면 김정은에 대한 충성놀음을 배제한 순수 경제성장운동으로 발전시켜야지, 50년 전 ‘천리마운동’때 써먹었던 케케묵은 방법에 매달려서는 안 됩니다. 과거의 방식으론 북한경제를 성장시키기는커녕 나날이 뒷걸음치는 수준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은 지나간 역사가 잘 말해 줍니다. 현재 북한 경제 상태를 정확히 진단한데 기초해 경제발전 전략을 다시 짜고, 어느 부문부터 국가의 힘을 넣을지 결정해야 합니다.
특히 핵, 미사일 같은 군수공업에만 집중하고 인민생활 개선에는 뒷전인 지금처럼 하다가는 경제성장은커녕 나날이 퇴보만 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선전선동이 중심인 만리마속도 창조운동에 매달리지 말고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 첫 단추는 북한을 새롭게 태어날 수 있게 만드는 개혁과 개방이라는 사실 잊지 말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