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생떼 부리기’에 원칙 대응해 개성공단 재가동”

남북이 오는 16일부터 시운전을 거쳐 개성공단 재가동에 들어가기로 합의함으로써 개성공단 운행이 161일 만에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개성공단 사태는 지난 4월 3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우리 측 근로자의 개성공단 출입을 제한하면서 촉발됐다. 올해 초부터 한미 군사훈련 등을 빌미로 대남 군사위협을 이어가던 북한은 남한 정부 및 언론이 최고존엄을 모독했다는 이유를 들며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주일 만인 4월 9일 북한은 근로자 5만여 명을 철수시켰고 개성공단 가동은 중단됐다. 이어 북한이 우리 정부의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 제의를 거부하면서 우리측도 개성공단에 남아있는 잔류인원 전원을 철수하기로 결정했고 개성공단은 5월 3일부터 잠정 폐쇄에 들어갔다.


이후 남북은 개성공단 재가동을 둘러싸고 기싸움에 돌입했다. 지난 6월 6일에는 북한의 당국회담 제의를 우리 쪽이 장관급 회담으로 역제의하면서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을 열기로 했지만 막판에 수석대표의 ‘격’ 문제를 이유로 북한이 일방 무산시켰다.


그리고 한달 만인 지난 7월 6일 판문점에서 다시 남북 실무회담을 열고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7월 내내 열린 실무회담에서 남북은 개성공단 중단사태에 대한 사과문구 등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남북 양측은 6차례 실무회담에서 법·제도적 보호장치 마련, 공단 국제화, 발전적 정상화 등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합의에 근접했지만 공단 중단에 따른 책임 있는 조치와 재발방지책을 놓고도 첨예하게 대립했다.


결국 8월 14일에야 마지막 7차 실무회담을 개최하고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합의서를 채택했다. 양측은 그동안 여섯 차례의 회담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재발방지책을 1항에 넣었으며 재발방지의 주체도 남북으로 정했다.


남북 양측은 또한 이번 공단 가동 중단으로 인한 기업들의 피해 보상 및 관련 문제를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에서 협의하기로 결정했으며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 해결 ▲국제적 경쟁력 공단으로 발전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구성·운영 ▲출입·체류, 투자자산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과 공단 재가동 노력 등에 합의했다.


이어 지난 2일 공동위원회 1차회의를 시작으로 4, 5일 잇달아 열린 분과위원회에서 남북은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방안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 서해 군(軍) 통신선이 복구되고 우리 쪽 기반시설 관리 인력의 체류가 시작되는 등 재가동 초읽기에 들어갔다.


개성공단 재가동이 현실화되면서 입주 기업들의 피해보상 및 운영 안정화 등 향후 해결해야 할 추가 과제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남북은 기업 피해보상 차원에서 입주 기업들의 2013년도분 세금을 면제하고 올해 4월부터 발생한 북측 근로자들의 임금에 대해서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과 개성공단 관리위원회가 협의해 처리키로 했다. 그러나 실제로 이행되기까지는 일부 진통도 예상된다. 


이 밖에도 남북은 다음 달 중으로 개성공단에서 남측 지역의 외국기업과 외국 상공인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개성공단 국제화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투자설명회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투자로 이어지려면 제도적 개선과 함께 남북 간 긴장 해소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한 이번 개성공단 재가동 합의가 향후 금강산 관광 재개 합의나 남북관계 진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대북전문가는 데일리NK에 “과거 남북 간 합의는 북한에 의해 일방적으로 끌려가거나 한국이 양보를 많이 하는 저자세로 진행된 측면이 있었지만 이번 개성공단 재가동 협의 과정은 우리 정부가 주도권을 갖고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향후 북한의 태도를 지켜봐야 하지만 일단 정부의 원칙있는 대응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면서 “‘일방 약속 깨기’ ‘몽니부리기’ ‘생떼 부리기’ 식의 북한의 대남 협상 태도를 바꾸려는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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