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새해들어 ‘민족공조’ 부쩍 강조

북한 언론매체들은 새해 들어서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외세배척, 민족공조’를 강조하며 남북 간 교류.협력 확대를 촉구하는 보도물을 부쩍 많이 편성하고 있다.

“외세를 배격하고 민족적 요구와 이익을 앞세우자”거나 “민족의 단합을 떠나서는 나라의 통일도, 민족의 번영도 생각할 수 없다”는 내용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방송 횟수가 작년 말까지 많을 경우 하루 1∼2건이었으나 새해 들어서는 4∼5건으로 대폭 늘어났다.

북한 보도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나 이명박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비난하거나 직접 논평하지 않은 채 ‘민족공조’, ‘민족중시’를 앞세워 남북 및 해외 동포들에게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철저한 이행을 당부하고 있다는 점.

이 같은 보도물은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보다 대남용인 ‘평양방송’과 인터넷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 대외용인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평양방송은 7일 ‘6.15공동선언을 구현하기 위한 실천강령’ 제하 보도물에서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고 조국통일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누구든지 10.4선언을 지지 옹호하고 그 이행에 적극 팔 걷고 나서야 한다”며 “10.4선언 이행의 직접적 당사자는 어디까지나 북과 남”이라고 강조했다.

6.15공동선언이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주춧돌’이었다면 10.4선언은 ‘주춧돌 위에 올려진 기둥’에 해당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차기 정부에 대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지키고 이행해 달라”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보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도 같은 날 ‘민족중시의 입장을 견지하자’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북과 남의 화해와 협력 과정은 끊임없이 발전을 이룩”했으며 “조국통일운동은 사상과 이념, 제도의 차이를 뛰어넘어 민간과 당국의 계선(경계)이 따로 없는 전민족 운동으로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특히 “6.15통일시대의 전진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외세보다 민족을 귀중히 여겨야 하며 외세의 이익보다 민족적 이익을 제일로 내세워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북한이 새해 들어 ‘민족공조’, ‘민족중시’를 강조하는 내용의 보도물을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있는 것은 다음달 출범할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 비핵화 결단 후 대북지원 및 한미동맹 강화를 골자로 한 이 당선인의 정책방향에 대해 미리부터 직접적으로 대응하며 갈등과 대립을 조성하기 보다는 대북정책을 신중하게 지켜보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담은 메시지를 잇따라 남측에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새해 공동사설에서도 “북남 경제협력을 공리공영, 유무상통의 원칙에서 다방면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을 장려해야 한다”, “북남 사이의 협력과 교류를 통일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게 확대발전시켜야 한다”는 식으로 남북경협 확대를 기대했다.

또 이 당선인의 ‘한미동맹 강화’ 발언을 의식한 듯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방해하는 친미사대와 매국매족행위를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공동사설에서 대남비난을 일절 하지 않고 남북 교류.협력을 강조한 데 이어 보도매체를 통해 민족공조를 강도 높게 내세우는 것은 이명박 당선인에게 ‘자신들도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동시에 이 당선인의 한.미 공조 강화 기조에 각을 세우면서도 민족공조에 나서 달라는 것을 당부하는 메시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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