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새로운 내용으로 대남 지령용 ‘난수방송’ 재개

북한이 16일 오전 0시45분(한국시간 오전 1시15분) 남파 공작원 지령용으로 보이는 새로운 내용의 난수(亂數) 방송을 내보냈다.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 매체인 평양방송은 정규 보도를 마친 뒤 여성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지금부터 27호 탐사대원들을 위한 원격교육대학 화학복습과제를 알려드리겠다”면서 “774페이지 79번, 326페이지 2번…”과 같은 식으로 4, 5자리 숫자를 읽어 내려갔다.

북한이 난수방송을 내보낸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3주 만으로, 이번 방송 내용은 북한이 앞서 지난달 12일, 26일 내보냈던 것과는 다른 내용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북한이 난수 방송을 내보낸 것은 6월 24일, 7월 15일과 29일, 지난 달 12일, 26일에 이어 이번까지 모두 여섯 차례이다. 다만 이번 방송도 아나운서 목소리와 난수 방송 직전 경음악을 내보내는 형식 등은 지난번과 동일했다.

북한의 대남 공작원들 사이에서는 ‘숫자방송’이라고 통용되는 난수방송(Numbers Station)은 숫자나 문자, 단어 등의 나열을 조합한 난수를 사용해 만든 암호를 특정 상대에게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는 방송을 말한다. 정보기관이 ‘현장’에 있는 요원에게 전하는 내용을 담은 숫자 및 문자 등을 조합한 난수 형태의 암호를 부르는 형태의 방송인 것.

또한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암호화가 되어있고, 그 숫자나 문자들을 해독하기 위해 올바른 키(난수표 등)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해독이 어렵다. 단순한 라디오 장비로도 쉽게 청취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문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북한은 2000년까지 난수방송을 꾸준히 해왔으나 6·15 정상회담 이후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