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학생들 사이에서 퍼지는 한류(韓流)를 차단하기 위해 일부 학생에 ‘소년 교양소’(우리의 소년원) 송치 처분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아이들은 이제는 알판(DVD)보다는 메모리(USB나 SD카드)로 몰래 한국 영화를 보는데, (당국은) 정도가 심할 경우 소년 교양소에 보내고 있다”면서 “‘1년 정도 혁명화 좀 하라’면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끌려갔다 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 당국의 이 같은 조치는 향후 김정은 시대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후비대(後備隊)의 사상 강화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학생들 사이에 ‘정보원’을 심은 것에 연상선으로, 외부 세계의 정보를 습득할수록 체제에 반하는 사상과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는 김정은이 1월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도 드러난다. 당시 김정은은 “전사회적으로 도덕기강을 바로세우고 사회주의 생활양식을 확립하며 온갖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뿌리 뽑기 위한 투쟁을 드세게 벌려 모든 사람들이 고상한 정신‧도덕적 풍모를 지니고 혁명적으로 문명하게 생활해나가도록 하여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류 및 외부 문화 유입 현상에 대한 ‘섬멸전’을 예고한 셈이다.
소식통은 “남북 관계 좋아지니까 조금 있으면 나아질 것 같기도 한데, 아직까지는 한국은 말한 것도 없고 중국 알판도 못 보게 한다”면서 “109그루빠(그룹, 한국드라마 시청 단속조) 등 각종 감시조가 특히 학생들의 움직임에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이 같은 단속‧처벌 강화가 제대로 된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소식통은 “김정은 시대 들어 아이들을 소년교양소에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도 한국 드라마를 보겠다는 아이들은 줄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북한 당국이 점점 봐주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적발된 사건마다 엄하게 처벌하기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한국 드라마를 봤다고 하더라도 모두 다 소년교양소에 보내는 게 아니라 한두 번은 용서해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소년교양소에서는 노동과 사상학습에 시달려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감된 학생들은 밤에는 세 새대 계급 및 반제국주의 교양 학습을 매일 달달 외워야 하고 낮에는 반복된 강도 높은 노동에 동원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