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최근 양강도 삼지연에 위치한 최고지도자의 특각과 도로 정리를 위해 현지 주민을 대규모로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삼지연을 방문해 혜산-삼지연 철길 노반공사 상황을 지적한 바 있는 만큼 ‘삼지연 꾸리기’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일환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앞두고 대규모 동원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방문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8일께 양강도 삼지연 특각과 도로 정리를 위해 주민들이 대규모로 동원됐다”면서 “(특별한 설명 없이) 일단 정비해 놓으라는 지시에 의해 진행된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양강도 소식통도 “지금 혜산-삼지연 도로 수리에 양강도 전체 인민이 떨쳐나서고 있다”면서 “각 기업소별로 인원을 뽑아 도로를 수리하는 데 올라갔고, 구간을 나눠서 보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보수 공사에 투입되는 자재는 각 기업소가 자체적으로 부담하고 있으며, 인력들은 현장에서 숙식하면서 공사에 나서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소식통은 문 대통령의 삼지연 방문 가능성에 대해 “정확한 여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귀한 손님이 오기 때문에 급히 정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는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청와대가 정상회담 공식 일정을 발표했을 때 문 대통령의 삼지연 방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첫째 날(18일) 공식환영행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첫 번째 회담, 환영예술공연 관람, 환영만찬, ▲둘째 날(19일) 김 위원장과의 두 번째 회담, 옥류관 오찬, 평양 주요시설 참관, 환송만찬, ▲셋째 날(20일) 환송행사 등이 청와대가 공개한 정상회담 관련 일정의 전부다.
다만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브리핑에서 “한 가지, 경우에 따라 이날(20일) 양 정상 간 친교 일정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될 경우에는 귀경 일정이 변경될 수 있겠다는 점도 미리 설명 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어, 삼지연 깜짝 방문이 이뤄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앞서 4·27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은 “북측을 통해 백두산에 꼭 가보고 싶다”고 말했으며, 이에 김 위원장은 “오시면 편히 오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한 바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측이 이번 문 대통령의 방북 기간 백두산 또는 개마고원 방문 일정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이날 양강도에 거주하는 취재협력자를 인용해 문 대통령이 백두산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취재협력자는 “문 대통령의 백두산 방문 준비를 위해 13일부터 혜산에서 삼지연 구간의 도로 보수작업을 공장과 정부기관, 인민반 주민을 다수 동원해서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중앙과 도의 고급간부도 삼지연에 속속 집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날씨 등의 이유로 삼지연비행장 대신 혜산 황수원비행장을 이용할 것에 대비해 급히 혜산-삼지연 구간의 도로 보수에 주민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면서 양강도 일대에서는 공안기관과 국경경비대가 총동원돼 주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