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산업재산권 국제법 학습

북한이 최근 상표 출원과 의장 등록 등 산업재산권 보호를 위한 국제교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대표단이 ‘상표, 공업도안(의장), 원산지명에 관한 민족토론회’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12일 평양에 도착해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활동하고 있다.

WIPO는 지적재산권의 국제적 보호와 협력을 총괄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로 북한은 남한(1979년 가입)에 앞서 1974년 가입했다.

북한은 지난해 9월에도 WIPO 대표단을 초청해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지적소유권에 관한 민족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토론회에서는 북한의 김일혁 발명총국장이 참석, “발명과 특허분야에서 국제적 협조”를 강조하면서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경제발전에서 지적소유권의 역할을 더욱 높이고 이 분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한 계단 높일 것”을 기대했다.

토론 주제에는 ‘저작권과 인접권에 대한 개념과 그 보호를 위한 국제적 표준’, ‘공업소유권의 개념과 그 보호를 위한 국제적 표준’, ‘무역과 상업에서의 상표의 역할’ 등 국제교류와 관련한 내용이 많았다.

이번에 열리는 토론회는 지난해 지적소유권이라는 주제의 폭을 상표, 의장 등 산업재산권으로 좁혀 더욱 실질적으로 대외교류 방안을 모색하는 ‘사전 정비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대북 경협 관계자는 14일 “최근 북한과 중국 간 상표권과 관련한 분쟁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북한은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과 경제제재 속에서 대외교류가 크게 줄었지만 앞으로 대외 무역을 대비해 특허권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북한이 산업재산권과 관련한 국제법을 ‘학습’하고 국제교류를 계속해 권리 침해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1980년과 1996년 각국 상표의 국제 출원을 규율하는 국제조약인 마드리드협약과 의정서에 가입하는 등 산업재산권 보호에 일찌감치 눈을 떴다. 남한은 2003년에야 마드리드의정서에 서명했다.

마드리드협정과 의정서를 합쳐 ‘마드리드시스템’이라고 하는데, 이에 가입하면 한 건의 상표 출원만으로 국제적으로 상표를 보호받을 수 있다.

예컨대 남북한은 모두 마드리드의정서에 가입했기 때문에 한 측이 다른 측을 지정하고 상표를 출원, 등록하면 상표권에 대한 국제적인 보호를 받게 된다.

그러나 2003년 이후 지금까지 남북간 상표를 출원하고 의장을 등록한 사례는 없다.

특허청 관계자는 14일 “남측에서 여러 차례 상표 출원은 있었지만 북한에서 등록을 해주지 않고 있다”며 제3국을 통해 외국인 명의로 북한에 상표를 출원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이 남측을 지정해 상표 출원을 한 경우도 없다면서 “(특허청에서) 남북간 산업재산권 보호 문제에 관심은 갖고 있지만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 의제에도 올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이런 소극적인 태도는 앞으로 산업재산권 관련 국제교류에 나서면서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의 신동호 위원장은 “지난해 북한의 국가품질감독국에 상표권 교류를 제안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면서 “남북 간 상표권 교류가 활발해지면 남북의 상표를 ‘선점’한 제3국에 불필요한 돈을 지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측에서 남한의 상표를 북한에 출원.등록하거나 북한의 상표를 남한에 출원.등록해 상표를 선점해두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남북간 상표권 교류에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 위원장의 말은 이런 경우 원상표권자가 중국 측에 상표권 사용 대가를 지불하는 엉뚱한 사태를 예방하자는 뜻이다.

한편 북한은 1968년 ‘상표 및 공업도안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고 1983년, 1991년 개정했으며 이후 ‘상표법'(1998년), ‘공업도안법'(1998년), ‘원산지명법'(2003년) 등 독립된 법체계를 수립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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