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지난 1일 발표한 2018년 신년사에서 ‘(지난해) 사회주의 자립경제의 잠재력을 과시했다’고 주장했지만, 대북 제재 여파로 주민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대북) 제재 때문에 한동안 힘들었지만 지금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추세”라면서도 “그러나 라선 지역에서 수산물과 피복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와 관련 무역일꾼들은 돈벌이 수단이 끊겨 겨울철 나기가 바쁜(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라선경제무역지대에서 효자 품목으로 꼽히던 수산물과 의류 수출이 막히자 관련 일부 북중 합작회사의 가동이 중단됐으며 이곳에서 노동자로 일하던 주민들은 실업자로 전락하게 됐다는 것이다.
때문에 가격이 낮아진 석탄조차 구할 돈이 모자라 겨울철을 맞아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는데도 불구하고 추위에 떨며 보내고 있는 가정도 더러 생기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더불어 이 지역 관료들의 횡포도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대북 소식통은 “라선시 교통경찰들이 뇌물로 식량과 기타 생필품을 요구해 트럭 한 대 분량을 챙겨줬다”면서 “그런데 차량이 단속돼 뇌물을 건넨 교통경찰에게 사정을 봐달라고 했지만, 오히려 2000위안 벌금을 물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북한 국가보위성 요원들이 중국 무역업자들에게 자동차와 오토바이에 휘발유를 채워달라고 요구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연료 상납을 거부할 경우 국경이동 등의 명목으로 벌금을 물기 때문에 나선을 드나드는 중국 무역업자들은 어쩔 수 없이 요구를 들어주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보위부나 경찰들이 주민들로부터 떼어먹을 것이 없으니 이제는 중국인들에게 뇌물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뇌물 강요가 심해지면 앞으로 나선에 들어오려는 중국인들이 줄어들 것이고, 그러면 그나마 이들을 통해 눅게(싸게) 들어오던 생필품이 줄어들어 인민들만 피해를 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