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사이버 테러 경고한 ‘스테가노그래피’ 출간

‘스테가노그래피’는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사진이나 그림 안에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암호화해 숨기는 기법이다. 기밀정보를 전달할 때 주로 사용되는 이 기법은 실제로 2011년 북한이 남한 내 조직한 반국가단체 ‘왕재산’ 간첩조직과의 교신에 사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만약 백범 김구가 이 기법을 이용해 20억 달러에 달하는 채권을 숨기고는 살해됐다면? 세월이 지나 채권의 존재를 알게 된 한 여성이 이를 찾아 나서지만, 사이버 테러를 위해 남한에 밀입국한 북한 공작원도 채권을 노린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최근 출간된 소설 『스테가노그래피』(김주원 著)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백범 김구, 대한제국 황실이 남긴 비밀자금과 북한의 사이버테러, 이를 막기 위한 남한의 사이버 안보국 등 전혀 연관성 없어 보이는 인물과 사건을 정교하게 엮어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책에서 백범 김구가 숨긴 채권은 대한제국 황실이 마지막으로 남긴 비밀자금이다. 황실은 홍수환이라는 평범한 인물을 통해 비밀자금을 미국으로 옮기고, 홍은 자금으로 채권을 사들인다. 이후 대한제국이 일본에 패망하자 홍은 독립을 위해 비밀 자금을 사용하라는 황실의 ‘유지’를 받들어 채권을 김구에게 넘긴다.

김구는 자금이 임시정부 내 당파 싸움으로 엉뚱하게 사용될 것을 우려해 채권의 존재를 숨기지만, 이를 알아채고 채권을 강탈하려는 세력의 협박을 받다 결국 살해된다. 그리고 채권의 행방은 오리무중에 빠진다.

세월이 흘러 미국에 살던 홍의 손녀 ‘한나’는 우연히 할아버지의 이름으로 된 채권에 대해 알게 된다. 그녀는 한국으로 건너와 채권의 단서를 찾던 중 실마리를 잡지만, 엉뚱하게도 북한 공작원들의 습격을 받는다.

책은 거액의 채권을 사이에 둔 백범 김구와 홍수환의 손녀 한나, 북한공작원의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며, 남한에 대규모 사이버 테러를 일으키려는 북한의 음모와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이버 안보국 요원들의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엮어냈다.

더불어 북한 공작원들이 사이버 테러를 준비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상세히 묘사해 사이버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현직 사이버 안보전문가인 저자는 책 말미에 “수많은 사람들의 개인정보가 모이게 되면 그 정보가 단순한 개인정보가 아닌 중요한 국가정보가 된다”며 개인정보 보호를 소홀히 할 경우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 책은 어렵게만 느껴지는 사이버 안보라는 주제를 ‘스테가노그래피’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쉽고 흥미롭게 그려냈다. 2009년의 디도스 대란, 2011년의 농협 전산망 마비 등 북한에서 실제로 사이버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높이고 싶은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