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사이버 거점’ 주목받는 中동북지방

한국과 미국의 주요 국가기관 등에 대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배후로 국가정보원이 북한을 지목하면서 북한의 고급 IT 인력들이 대거 활동하고 있는 중국의 동북지방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북한 접경인 단둥(丹東)과 선양(瀋陽), 다롄(大連) 등 중국 동북지방에는 2004년을 전후해 북한의 IT 인력들이 몰려들기 시작, 기술 교육을 받거나 합작 등의 형태로 업체를 설립해 외화벌이에 나서면서 북한의 사이버 거점으로 부상했다.

지금도 합작기업을 운영하거나 중국 업체에 취업해 활동하고 있는 북한 IT 인력들이 4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곳은 선양의 칠보산 호텔. 북한의 보험회사가 1990년대 중반 2천200만 위안을 들여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이 호텔은 주선양 북한총영사가 사장을 겸임해왔으며 북한의 인터넷 서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대북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가 북한에 할당, 독일인이 관장하는 국가 도메인(.KP)을 사용하지 않고 중국의 차이나텔레콤 전용회선을 단둥을 통해 끌어가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 측이 사이버 해킹을 시도했다 하더라도 북한의 인터넷 주소(IP) 기록은 남지 않게 된다.

칠보산 호텔은 건물 전체가 북한 소유로 외부에 노출될 염려가 없고 보안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중국 내 사이버 거점으로는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둥의 싱하이빈관(星海賓館)도 대북 전문가들이 지목하는 대표적인 북한의 사이버 기지다.

규모가 작아 단둥 주민들에게도 낯선 압록강변의 4층짜리 여관급 호텔로 북한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데 2004년께 북한에서 파견된 10여명의 IT 인력들이 광케이블 등을 설치해놓고 사이버 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사회과학원이 5-6년 전 중국 업체와 합작해 단둥에 세운 ‘동팡처공(東方測公)’도 북한의 우수 IT인력들이 6개월-1년씩 파견돼 프로그램을 개발, 외화벌이에 나서면서 주목받았으나 지금은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북한은 중국이나 한국 업체들과 합작해 선양과 단둥, 대련 등에 수십여개의 소규모 IT업체를 세웠으나 ‘자본주의 시장 마인드’에 적응하지 못해 고전하다 지난해 세계 금융 위기가 닥치면서 상당수가 문을 닫았다.

남아 있는 업체들은 독자적인 프로그램 개발보다는 중국이나 한국 업체들의 하청을 받아 일하고 있으며 북한 업체에 소속됐던 인력들은 중국 내 업체에 고용돼 소프트웨어 개발과 애니메이션 제작 등을 하고 있다.

이들은 김책공업대 등 북한의 명문대 등을 졸업하고 석, 박사 학위를 소지한 고급두뇌들로 한 달에 4천(75만)-5천 위안(94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는데 이는 비슷한 수준의 중국인들이 받는 급여의 절반 수준이라는 것이 중국 IT업계의 전언이다.

이들에 대한 중국 IT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북한 인력 6명을 고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중국의 한 IT업체 대표는 “기초 실력이 탄탄하고 집중력이 높은데다 잔꾀를 부리지 않는 것이 장점”이라며 “응용력이 떨어지지만 2-3년 노하우만 쌓이면 프로그램 개발 등에서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 수준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조선족 애니메이션 제작자는 “창의성이나 풍부한 상상력이 요구되는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함께 일할 수 없을 정도”라며 “사고가 경직돼 있는데다 세계를 보는 안목이 없고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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