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9일 북측이 남북 비밀접촉 녹취록을 공개할 것이라고 위협한 것에 대해 “북측의 일방적 주장으로 사실이 아니며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남북간에 있었던 비공개 접촉의 내용과 성격에 대해서는 지난번 통일부 대변인 논평 이후 통일부 장관과 국무총리가 국회 답변 등을 통해 밝힌 바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녹취록 존재 여부와 관련해 “통일부 장관이 지난 2일 국회 답변과정에서 밝혔듯 우리에게 녹취록은 없다”면서 “다만 녹음 등 북측이 주장하는 대로 기록이 존재한다면 더 이상 이런 식으로 사실을 왜곡하지 말고 모든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밝히라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우리측이 건넸다는 돈 봉투와 관련 “장관이 이미 국회 답변과정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면서 “돈봉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녹취록 공개 위협에 대해 “비공개 접촉을 공개한 사례는 남북회담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정책결정이나 협의과정에서 북한 내부 사정이 복잡한 게 아닌가 추정된다”고 관측했다. 이어 그는 “내부갈등을 유도해 정부를 어렵게 하거나 불신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조선중앙통신 보도)곳곳에서 많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북측은 이날 남북간 비밀접촉에 참여했던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표를 통해 남측이 비밀접촉의 진실을 계속 은폐한다면 녹음기록을 공개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정책국 대표는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을 통해 “(김태효, 김천식, 홍창화) 모두가 끝끝내 진실 밝히기를 거부하고 동족기만과 모략날조에 매달린다면 우리는 불가피하게 접촉 전 과정에 대한 녹음기록을 만천하에 공개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