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당국이 김정일의 65회 생일(2월 16일)과 음력설을 맞아 사상 처음으로 16일에서 20일까지 총 5일간을 공식 휴일로 지정했다.
북한 당국은 5일간의 연휴 기간동안 보위부와 안전부의 국경도시 지역 검열을 중지시키고 ‘김정일 탄생 기념 보고대회’를 연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이 15일 알려왔다.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최근 ‘인민들이 명절을 잘 쉬게 보장하라’는 방침을 내렸다”며 “북한 당국은 김정일 생일 기념 16~17일, 음력설 18~20일을 공식 휴일로 지정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안전부와 보위부도 국경도시 지역의 검열, 수색 사업도 일시 휴식기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국경지역 주민들이 ‘5일간을 휴일로 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면서 “김정일 생일과 음력설이 겹친데다 6자회담이 타결돼 김정일의 업적을 부각시켜 주민들의 충성심을 유도하려고 5일간을 휴일로 지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혜산시 당위원회가 ‘김정일 당사업 시작 43주년 보고대회’를 열고 김정일 탄생을 기념하는 군중무용대회(무도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소식통은 또 “김정일 탄생기념으로 16일 오전 10시 혜산시 역전동에서 ‘김정일 당사업 43주기 보고대회’가 열린다”면서 “김정일이 당 사업을 시작한 지 43년이 된 것을 자축하는 대회”라고 말했다.
그는 “보고대회는 김정일 탄생일 축하연회 모임 형식으로 진행된다”면서 “이 연회 모임에는 남녀가 짝을 지어 참가하고 여성의 경우는 화려한 저고리를 입고 군중무용을 벌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혜산시 당위원회에서는 역전동 광장에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인민반 별로 동원령을 내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연휴 분위기를 즐길 여유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명절에는 치마저고리를 입고 충분히 명절 분위기를 내라’고 지시했지만 북한 주민들은 먹고 사는 일도 바쁜데(힘든데) 무슨 치마 저고리인가라고 불만이다”고 전했다.
한편 다른 소식통은 “북한당국이 김정일 생일을 맞아 12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선물을 지급했으며, 북한 주민들에게는 명절공급을 배급했다”고 전했다. 선물은 무상으로 지급되었고, 명절공급은 장마당 물가 수준보다 낮은 국정가격으로 배급되었다.
그는 “인민학교 4학년 12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강정과자 1개, 껌 5개, 눈깔사탕 500g, 밀가루 과자 500g이 담긴 선물봉지를 지급했다”며 “이 선물봉지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에게도 지급됐으며, 비닐로 만들어진 선물봉지는 재활용하기 위해 당국이 수거해 갔다”고 전했다.
시, 군 행정위원회 상업관리소 산하 국영상점들은 명절공급 명목으로 중국에서 수입한 양초 1개, 밀가루 과자 200g, 도토리술 1병 등을 배급했다. 명절공급은 상업관리소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것으로, 각 세대가 국영상점에 찾아가 북한돈 480원을 지불하고 명절공급을 받아오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소식통은 “보통 명절공급을 받으려고 500원을 상업관리소측에서 지불하는데, 관리소에서 20원을 현금으로 거슬러 주지 않아 북한 주민들이 불만”이라면서 “상업관리소는 현금 대신 국영상점에서 팔지 못하는 팬티 고무줄, 옷핀, 이쑤시개 등으로 지급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