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사람이 죽었는데 사과 한마디 없다니” 유족들 분노

북한의 황감댐 무단 방류로 야영객 6명이 사망·실종한 ‘임진강 참사’ 사흘째를 맞은 8일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경기도 연천의료원과 실종자 가족들이 대기중인 왕징면 자치센터는 가족들의 어이없는 죽음을 슬퍼하는 유족들의 흐느낌으로 가득찼다.

12살짜리 아들을 살리고 난 후 급류에 휩쓸려서 사망한 서강일(40) 씨의 아내는 “날벼락도 유분수지 왜 하필이면 내 남편이 죽어야 하냐”며 밤새 눈물을 쏟았다. 서 씨의 어머니도 “내 아들을 어디서 볼 수 있나요. 나도 같이 갈거야…”라며 통곡했다.

사망이 확인된 김대근(40) 씨의 아버지도 “텐트는 놔두고 낚싯대만 가지고 가 다음날 아침에 돌아올 줄 알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특히 남편 이경주(38) 씨의 시신은 확인했지만 아들 용택(12)이의 주검조차 찾지 못한 김선미(36) 씨는 “남편이 강에 가는 게 꺼림찍해 설마 했는데, 이렇게 시신이 돼 돌아올 줄이야 꿈에도 생각 못했다. 우리 남편과 아들이 불쌍해서 어떻게 하냐”며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일부 유족은 “예고도 없이 댐물을 방류해 민간인을 죽여놓고 북한은 사과 한마디도 없다”고 분개했다. 이 씨의 친척인 왕모(69)씨는 “(이 사건의 1차 책임자이고도 사과 한마디 없는) 북한이 너무 괘씸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앞서 7일 통지문을 통해 임진강 상류 언제(댐)의 수위가 높아져 긴급 방류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남한의 인명·경제 피해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서 씨의 아내는 “군부대와 수자원공사, 연천군이 강물 수위상승에 대한 대처만 빨리 했더라도 남편을 살릴 수 있었다”며 해당기관과 당국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실종된 백창현(39) 씨의 형인 오형 씨도 “이번 사고는 기계고장보다 수자원공사와 연천군의 근무태만으로 인명피해를 키운 인재”라고 비판했다.

왕징면 자치센터에 마련된 실종자 가족 대기소에는 밤 사이에도 실종자 가족들이 자리를 지켰다. 가족 가운데 일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늦은 새벽까지 잠을 청하지 못하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기도 했다.

한편, 전날 수색 작업을 통해 3구의 시신을 인양한 임진강 수난사고 현장지휘본부는 남은 실종자들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계속해서 펼치고 있다.

사망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은 거주지인 경기 고양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키로 합의했으나, 실종자가 모두 발견될 때까지 분향소를 설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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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