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하는 가운데 진행된 황해남도 옹진군 창린도 방어대의 해안포 발사가 철저히 계획된 움직임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단 26일 국방부에 따르면, 창린도 방어대의 해안포 사격은 지난 23일 이뤄졌다. 북한이 연평도 포격 9주기(23일)에 전격 발사를 감행한 것이다.
데일리NK 내부 군(軍) 소식통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부대에 오전 9시에 도착했고, 발사는 10시 반 이뤄졌다. 내부 상황 보고 후 바로 발사를 감행했다는 것으로, 즉흥적이 아닌 사전에 철저히 준비됐다고 한다.
앞서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평범한 날 예고없이 찾아왔다’고 말했다면서 창린도 방어대 시찰이 계획에 없는 일정이라는 점을 은연 중에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철저히 계획된 움직임이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연평도 포격 9주기’에 맞춰 최고사령관의 현지지도와 대남(對南) 도발이 기획됐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에 발사한 해안포탄의 발사 수도 의미를 담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소식통은 “45발을 쐈다”고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2010년 당시 우리 군의 연평도 대응 포격 때 사상당한 북한 군인의 숫자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즉, 북한 군에 9년 전의 ‘굴욕’을 상기시키면서 결사항전의 의미를 되새기라는 의도라는 것이다.
아울러 남측에 보내는 메시지도 분명했다. ‘서해 해상분계선(NLL) 남측 방향으로 쏘라’는 지시에 따라 발사가 이뤄졌다고 한다. 김 위원장이 해안포 사격을 명령하면서 대남 공격 의도를 명확히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해안포 사정거리는 우리 측 NLL를 넘지는 않았다. 소식통은 “이번에 사거리 12km의 76.2mm 해안포를 발사했다”고 말했다. 즉, 사거리가 이보다 긴 해안포(28km, 130mm)와 곡사포(37km, 152mm)를 구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일단 남조선(한국) 당국의 대응과 괴뢰군(한국군)의 정황판단 능력을 시험해 보자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면서 “미국과의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화풀이를 하면서 ‘제대로 안 되면 남조선과의 협력은 없다’는 상부의 전략적 의도가 내포된 것”이라고 했다.
또한 북한 군은 향후 인근 지역에서 유사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번 방문에서 “현대전에 대처한 작전 전투 기능 및 기술 장비 개선에 대한 새로운 전술 방안을 구상하라”는 지시와 함께 “12월 1일부터 병사들에게 적응 훈련을 포·보병부대에 실시할 것”을 명령했다고 한다.
이는 동기 훈련이 시작된 이후 그 기간 동안(3월 20일까지) 새로운 전략전술에 맞는 시험 발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한편 우리 군은 이날 오전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북측에 항의문을 보내 9·19 군사합의 위반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