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삐라’ 살포 중단 요구는 효과 크다는 반증”

▲ 휴전선 근처에서 북한으로 삐라를 날리는 모습

북한은 지난 10일 열렸던 남북군사실무회담을 통해 민간단체에 의한 대북 전단 살포 중지를 우선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요구를 북한은 지금껏 16차례나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지난 2004년 열린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남북이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방송과 게시물, 전단 등을 통한 선전활동을 중단키로 합의했음에도 불구, 남측 민간단체가 올해 들어 대북 비방 전단을 뿌려대고 있다며 항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북 전단지 살포를 주도하고 있는 이민복 기독탈북인연합회 대표는 26일 데일리NK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삐라 풍선’에 의한 선전물들을 북한사람들이 많이 접하고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김정일을 제외한 모든 북한 사람들은 겉으로 표현은 못해도 속으로는 (전단 살포를) 잘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폐쇄된 북한사회에 외부소식을 전한다는 일념으로 이를 계속 진행해나가겠다”고 활동 지속의사를 밝혔다.

90년 북한을 탈북해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95년 한국에 입국한 이 대표는 ‘유엔 탈북난민 1호’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현재 남한에서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북한에 기독교를 전파하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는 풍선을 통해 북한에 기독교 전도지 등 외부소식을 전파해 북한을 변화시킨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특히 그를 중심으로 탈북자 및 선교단체 회원들은 올해에만 207개(7월 18일 까지)의 대형풍선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

여기에는 총 59만 7816장이라는 적지않은 수의 전단지가 매달려있었다고 한다. 라디오 6대와 아스피린 등 약품도 포함돼 있다. 2002년 이후 지속적으로 이 활동을 펼쳐온 그는 북한에 외부소식을 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동독도 그렇고 소련도 그렇고 외부소식이 공산주의를 무너지게 했어요. 동독의 마지막 총리 로타 드 메지에르는 독일 통일 당시 ‘서독은 동독에 외부세계 소식을 알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해 그걸 인정했지요. 러시아 출신 북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소련은 라디오 때문에 무너졌다’고 말했었죠.”

이 대표는 또 “루마니아 국민들이 독재자 차우세스쿠를 처형시킬 때처럼 북한이 붕괴하면 북한 주민들의 저력은 대단해질 것”이라며 전단지 살포와 대북방송이 북한 주민들의 의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이런 활동을 지지·지원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북한 주민들의 저력을 무시하는 게 될 수도 있다”며 “나도 북한에 있을 때 남한에서 날아온 삐라를 통해 많은 것을 깨우쳤다. 그때 봤던 것이 지금 대북 삐라를 제작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의 경험을 기억해내 남한에서 날라온 전단지에 실린 내용중 이해하지 못한 표기나 용어를 북한식으로 표현해 조금이라도 북한 주민들을 배려하는 전단지를 제작하고 있다. 실제로 전단지의 내용은 완벽하게 북한식이다.

전단지 내용에 대해서는 “북한사회가 수령에 대한 충성심과 남한에 거짓 선전하는 부분을 깨우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사회를 살아봤기 때문에 뭘 공략해야 북한 주민들에게 북한정권의 본질을 알릴 수 있을지 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탈북자들이 주인이 돼 이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을 이었다.

대형 풍선 하나를 북한으로 날려보내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3만원 정도. 북풍이 약해 보내는데 실패한 풍선까지 합치면 꽤 많은 비용이다. 탈북자들이나 선교단체, 시민단체에서 보내주는 후원금만으로 이를 충당하고 있다.

자신이 보내는 전단지 하나가 북한 인민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이 대표는 “크게 알아주는 사람은 없지만 북한을 개혁개방시키려면 이 방법 이상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민주화 돼 통일되는 날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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