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삐라’에 왜 민감반응하나

북한이 국내 민간단체들의 대북 ’삐라(전단)’ 살포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삐라 문제에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전단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상과 부인들, 6.25전쟁이 북침이 아니라 남침이었다는 내용, 탈북자들의 참상 등에 대한 내용과 함께 ’세습군사독재를 타도하고 북조선인민을 해방하자’는 등 북한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 2일 군사실무회담과 27일 군사실무접촉에서 삐라 살포를 문제삼으며 개성공단과 개성관광 등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28일에는 삐라 살포가 계속될 경우 ’단호한 실천행동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과거에도 지속됐던 삐라 문제를 새삼 거론하며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배경에 대해 정부 안팎에서는 내부 단속 필요성과 대남 압박 차원 등 두가지 측면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내부 단속 필요성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와 직결돼 있다.

북한으로서는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과 북한 체제를 비난하는 삐라의 내용 자체도 체제위협으로 인식할 수 밖에 없는데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삐라의 내용이)과거에는 남측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측면이 컸는데 최근에는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된 부분이나 북한체제를 직접 비난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더 민감할 수 있다”며 “특히 김 위원장의 와병설이 있기 때문에 삐라의 위험성을 더 크게 보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도 “북으로서는 김 위원장의 잠복 장기화가 부담이 될 것”이라며 “만약 김 위원장이 당장 공개활동을 통해 건재를 과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북한으로선 삐라 문제를 심각한 체제 위협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이 연일 남측에 경고 메시지를 띄우면서도 과거와 같이 당장 행동화에 나서지 않고 있는 점도 김 위원장의 건강 관련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양 교수는 “과거같으면 군사실무회담.접촉에서 얘기하고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이 나오고 하면 대부분 행동화가 됐는데 이번에는 좀 차이가 있다”며 “이것이 내부에서 행동의 수위나 타이밍을 조절하고 있는 것인지, 남측이 호응하기를 기다리는 것인지 모호하지만 김 위원장이 건강하고 체제 전면에 직접 나설 수 있다면 이처럼 통첩형의 경고 메시지를 남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대남압박의 명분으로 삐라를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남측에서 풍선을 이용해 띄워보낸 삐라는 바람 등의 영향으로 북한에까지 도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들어 ’전단 살포행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북측의 주장은 다소 부풀려진 것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북한은 대남압박 명분이나 구실을 찾아 남북관계를 경색국면으로 계속 몰고가려는 뜻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이명박 정부를 더 몰고가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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