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빈곤층 ‘옥수수 풀죽’…특권층 ‘불고기 파티’

일본 TBS 방송은 최근 북한 주민이 몰래 촬영한 내부 영상을 입수해 가중되는 북한의 빈부 격차를 집중 조명했다.

방송은 25일 보도에서 “평양에서는 정권에 충실한 사람들만이 경제적으로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실제 모습을 알 수가 없다”며 “(북한의 실상을 알기 위해) 지방 주민의 생활이 담긴 영상을 입수했다”고 설명했다.

촬영자는 함경북도의 일반 가정집을 찾았다. 벽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진이 걸려있다. 마루위에는 갓난아이가 누워서 자고 있다. 영상에는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영상에 나오는 북한 여성은 감자와 야채에 국수와 밀(옥수수) 가루를 넣고 물에 풀어서 죽을 끓이기 시작했다. 이 영상을 본 한 탈북자 여성은 “매우 맛있는 음식에 속한다. 이 정도 죽이면 가족 6명도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촬영자는 나무와 짚, 비닐로 만들어진 산 속의 가옥을 찾았다. 바람이라도 불면 쓰러질 것 같은 집 안에는 아이와 엄마가 살고 있었다. 아이는 “몇 살이냐”는 촬영자의 질문에 “7살”이라고 답한다.

짚으로 불을 떼고 있는 무쇠 솥 안에는 옥수수가 끓고 있다. 집에서는 개와 돼지를 키우고 있었는데, 바짝 마른 개는 털도 듬성듬성 빠져 있다. 이들은 4년 전부터 이 곳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이 여성은 “왜 산에서 내려오지 않느냐”는 촬영자의 질문에 “집이 여기 있기 때문에 있을 뿐이다. 누가 여기서 살고 싶다고 했느냐”며 날카롭게 답했다.

그녀는 “집이 없기 때문에 오두막을 지어 밭을 경작하고 있다. 위법이지만 이렇게 사는 사람이 많다”며 “집이 있으면 장사도 할 수 있고, 마을에도 내려갈 것이다”고 말했다.

방송은 “이들은 수도나 전기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옥수수나 식료품 등을 저장할 수 있는 수준 이었다”며 “(산 속 경작민들은) 국가의 통제로부터 벗어난 생활을 하고 있다. 북한 사회가 큰 변화를 겪고 있는 현상이다”고 설명했다.

방송은 다음으로 북한의 특권층 가족이 중국식 식당에서 여흥을 즐기는 장면을 보여주며, 큰 차이로 벌어진 북한 사회의 빈부간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이 영상을 입수한 아시아프레스의 저널리스트 이시마루 지로 씨는 “아들이 군대에 입대하는 것을 기념해 비디오 전문 업자에게 의뢰해 제작한 개인적 용도의 비디오”라고 설명했다.

이 비디오에는 친구들과 함께 있는 아들의 모습, 가족들의 온천 여행과 중국식 고급 불고기 집에서 친인척들과 함께 식사하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마치 한국에서 기념일에 촬영하는 영상물을 보는 듯 하다.

이시마루 씨는 “이 영상을 입수한 사람은 중국식의 고급 불고기점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지만, 특권 계층의 사람들은 이런 식당에도 가고 사적인 용도로 비디오 촬영도 한다”며 “그러나 (개인용 촬영은) 단속 대상이므로 발각되면 처벌 받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에서는 중국과 같이 체계를 갖춘 시장경제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중국에서 물건이나 돈이 들어오면 특권 계층들이 서로 쟁탈하는 일그러진 시장경제화”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