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협상 의지 없어…적당히 타협하는 미봉책 안 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북핵 외교장관회의에서 북한을 ‘상습적인 규범파괴자’라고 규정하고 “우리는 북한의 의도를 직시하여야 한다. 북한은 비핵화를 위한 협상에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윤 장관은 이날 회의에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해 이같이 밝히고 “대화를 위한 대화는 우리의 선택지가 아니다. 과거 시도했으나 실패한 접근법을 반복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탁월한 규범 파괴자인 북한과의 수없이 많은 협상과 합의는 북한의 위반과 기만으로 인해 모두 물거품이 됐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가짜 평화를 위한 미봉책에 적당히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핵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라고 역설했다.

윤 장관은 이어 “북한 핵무장이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 어느 누구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면서 “국제사회가 북한 핵무장을 막지 못한다면 안보환경이 악화될 뿐만 아니라 핵비확산조약(NPT) 체제가 치명타를 입고, 나아가 북한 핵 기술 및 물질이 테러단체에 이전될 위험까지 높아지는 악몽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특단의 상황에는 특단의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안보리는 지금까지의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나 보다 능동적으로 향후 북한의 도발 시 취할 추가적인 징벌적 조치들을 논의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윤 장관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대북 원유 수출 및 공급 중단 ▲북한산 석탄 수출 중단 등을 통한 외화자금원 완전 차단 ▲북한과의 외교관계 격하 ▲유엔 회원국 자격에 대한 검토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이야말로 북한의 핵 개발을 중단하고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는 시간과의 싸움”이라면서 “막중한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촉구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서울과 도쿄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 위협은 이제 현실이며 미국에 대한 위협도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면서 “모든 대북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정책이 북한의 핵 개발을 용인했다.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면서 “북한이 행동하기 전에 안보리가 대응책을 서둘러야 한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재앙적 결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대북 압박에 있어) 중국이 유일무이한 지렛대”라면서 “북한과 관계를 맺은 제 3자와 단체에 제재를 적용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 및 금융기관 등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 시행을 시사한 대목이다.

그는 이어 “통상적인 접근법(business as usual)은 대북 옵션이 될 수 없다”면서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정지(suspend)하거나 격하(downgrade)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국의 목표는 북한의 레짐 체인지(정권교체)가 아니며, 북한 주민들을 위협하거나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기를 원하지도 않는다”면서 평화적인 방법의 비핵화 길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미국이 1995년 이후 북한에 13억 달러(약 1조5천억 원)를 원조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한다면 다시 그런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북한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데 동의하면서도 미국의 군사적 조치에 대해선 강한 반발을 나타냈다.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를 거론하면서 북핵 문제 당사자 간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왕 부장은 “사드 배치는 중국의 전략적 안보를 심각하게 훼손하며, 북한 이슈와 관련된 당사자 간의 신뢰를 훼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력 사용은 해결책이 아니며,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왕 부장은 이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시키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라면서도 이를 중국에게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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