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대화’ 별개 강조…美 대화 노려”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를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며 6자회담 통한 북핵 협상 재개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박 외무상은 17일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동시행동 원칙에 입각해 한반도 전체를 비핵화한다는 공동성명 정신을 존중한다”면서 “6자회담 재개에 대해서도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방안을 놓고 한·미·중·북 사이에 논의가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북핵 협상에 복귀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하며 대화 재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또한 인도적 식량지원을 논의하는 차원이지만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이끄는 식량지원평가단의 방북도 조만간 이뤄질 예정이여서 박 외무상의 발언은 미국 측과도 비핵화 대화를 재개하고 싶다는 시그널로 비춰진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도 18일 한 토론회에서 미국은 북한과 양자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며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비핵화 관련한 미국의 움직임에 일정정도 호응하는 차원에서 비핵화 대화재개를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현재 비핵화 대화 재개가 남한 때문에 이뤄지지 않는 점과 비핵화 대화와 남북대화는 별개의 트랙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위원은 “최근 북한의 대화공세로 볼 때 미국에게 남북대화가 재개 될 수 있도록 나서달라는 메시지도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북한이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는 이상 한미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한미는 대화재개 조건에 있어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고, 또 북미 대화에 앞서 남북간 관계 진전이 먼저라는 원칙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스티븐슨 대사도 토론회에서 “남북관계 개선이 있기를 원하고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선(先) 남북대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우리 정부 역시 북한의 태도변화를 기다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하고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 사과하면 내년 3월에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을 초청할 수 있다는 ‘베를린 제안’을 통해 북측의 호응을 촉구한 바 있다.


실제 정부는 북한과의 실무접촉을 통해 우리의 의중을 전달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18일 “서울 2차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위원장을 초청하는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진의가 북측에 전달됐다”면서 “향후에도 기회가 있을 때 남북간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핵안보정상회의가 10개월 이상 남아있는 만큼 베를린 제안을 놓고 북측과 계속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3단계 대화 재개 방안의 첫 단계인 남북간 비핵화 회담의 성사 여부도 북측의 태도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북측의 비핵화 의지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대화 모멘텀 자체가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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