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강조 없이 ‘만리마 시대’ 내세우는 속내는?

[평양 포커스] 주민동원으로 경제발전 꾀하려는 듯...외부 투자로 관광활성화 꾀할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7월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최근 북한은 혁명의 최강의 무기를 ‘단결’이라고 내세우며 수령결사옹위 정신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인민대중들에게 ‘사회주의 혁명위업 달성’의 구호를 부르짖게 한다. 일례로 북한의 대표적 여성잡지 <조선녀성> 6월호는 표지 안쪽에 ‘사회주의 너를 사랑해’라는 노래가사를 실었다. 반면, 핫 이슈인 ‘비핵화’ ‘평화’ ‘개혁·개방’이라는 문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조선문학>, <아동문학> 등 다른 대표적 북한잡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경제건설을 내세우지만 포커스는 ‘만리마 속도’를 내세우는 노력동원이었다.

이러한 양상은 노동신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일 삼지연군 중흥농장을 시찰했다고 전하면서 ‘종합적기계화농장으로의 전변’ 및 ‘현대문명이 응축된 모범군, 모범농장 건설’을 지시했다고 하였다. 이는 농업부문에서의 사회주의 위업 달성을 촉구하는 것이다. 또한, 같은 날 삼지연군 지구건설은 전당적, 전국가적, 전사회적인 관심과 지원 속에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총격전을 벌려 최단기간 내에 마치라고 지시했는데 이는, <만리마 속도 창조>를 내세운 노력동원으로 김정은 정권 초기 <마식령 속도>와 비견되는 <삼지연 속도>로 향후, 북한의 대표적인 노력동원 선전구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삼지연군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장소는 ‘백두산밀영혁명전적지’인 것 같다. 필자가 거듭 주장한 바 있지만 ‘백두산’은 김정은 체제를 유지시키는 핵심 키워드이고, 김정은 정권의 국가목표는 ‘백두산 대국’이다. 이 백두산 대국을 완수하기 위한 두 개의 축은 핵강국 및 경제대국 진입이다. 이 둘은 백두산 대국으로 이끄는 쌍두마차이다. 그런데, 북한은 이것을 진두지휘할 김 위원장의 지도적 권위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작년 11월 핵 강국 선언하기 삼 개월 전인 8월에 북한이 김 위원장을 백두산 3대장군으로 등극시킨 주된 이유다.

김정은 정권은 그 두 마리의 말 중에 하나인 핵 강국으로의 진입을 올 4월에 분명히 선언했다. 이제, 또 다른 말인 경제대국의 상징인 <만리마 시대> 진입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북한인민대중 대다수에게는 핵무력, 핵강국은 이미 완료형이다. 그들에게 ‘비핵화’는 이미 낮선 단어가 되어버렸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서의 핵심이슈이자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비핵화’ 문제도 그들에게는 이미 과거지사가 되어버린 것이다. 오히려 “우리나라(북한)는 이미 핵강국인데요”라고 반문할 것이다. 이처럼, 북한에서의 비핵화 문제는 김 위원장을 비롯한 소수의 정치엘리트층만 만지작거리며 머리를 굴리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경제제재에서 벗어나고 경제 지원 및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서 비핵화라는 가면을 그럴싸하게 쓰고 있을 뿐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북한에서 핵강국과 만리마 시대는 백두산대국을 향하는 쌍두마차다. 경제건설이라는 말을 강력하게 하려고 핵무력이라는 말을 약골로 만든다면 그 마차는 삐걱거리며 제 속도를 내지 못할 뿐더러 똑바로 달리지도 못할 것이다. 이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김정은 정권이다. 작년까지는 핵무력의 말 쪽에 고삐를 더 강하게 쥐었다면 올 들어서는 경제건설이라는 말 쪽의 고삐를 더 세게 쥐었을 뿐이다.

김정은 정권이 만리마 시대의 거점으로 뽑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은 원산-갈마지구와 백두산 삼지연군이다. 지난달까지는 원산-갈마지구에 눈길을 집중적으로 쏠리게 했다면 이달부터는 백두산 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눈여겨볼 점은 바로, 철도환경개선이다. 김정은이 원산-갈마지구 교통환경 질적 개선 마련에 초점을 맞췄던 것처럼, 현재는 백두산 주변지역의 철도환경 개선방침에 방점을 찍고 있다. 건설장들에 필요한 물동을 제때 조달하기 위한 방책차원이라고 하지만 결국, 교통환경의 질적 개선이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의 단기적 목표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원산-갈마지구와 백두산지역을 잇는 관광코스개발인 것 같다. 비록, 북한잡지나 매체에서는 ‘개방’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지 않지만 김정은의 일차적 목표는 관광산업, 즉 외국인관광객 유치인 것 같다. 김정은은 이것을 북한경제를 일으킬 물꼬로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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