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에 약한 까닭은

’남한이 재채기 할 때 북한은 독감에 걸린다?’

이번 집중호우에서 북한은 남한과 비슷한 강우량을 기록했으나 피해 정도는 남한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거의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로 식량난에 따른 무리한 산지 개간과 저수지를 이용한 홍수 조절 능력이 거의 없는 등 구조적인 원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제적십자연맹(IFRC)에 따르면 25일 현재 평안남도, 황해북도, 강원도, 함경남도 지역에서 121명이 사망하고 127명이 실종됐으며 1만2천585세대 이재민(약 6만명)이 발생했다.

이 지역 7천507채의 가옥이 완전히 파괴된 것은 물론 농경지 유실(2천115㏊), 침수(2천256㏊), 침수(8천919㏊) 등 농작물 피해도 심각하다. 또 101㎞의 도로와 31㎞의 철로, 71개의 교량, 299채의 공공건물이 파괴돼 사회간접자본 피해도 컸다.

하지만 이 수치는 국제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지역만 집계한 것으로 실제 피해규모는 훨씬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3천여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도 대북 소식통을 통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추가 피해가 예상돼 올해 북한의 비 피해는 예년 규모를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통일부가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1999년 호우로 42명이 사망하고 2천300정보(1정보=3천평)의 농경지가 유실·매몰됐으며 2002년에는 8만명 이상의 이재민과 3천700㏊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또 2004년 7월24-25일 집중호우로는 3만9천851세대의 이재민과 2천6197채의 주택 피해가 집계됐고 지난해 7월에도 평안남도에서 193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

전문가들은 매년 수해와 관련해 북한 당국이 정확한 통계치를 발표하지는 않지만 해가 갈수록 비 피해가 커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올해 수해는 비구름대가 오랫동안 머무른 평안남도와 강원도 경계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는데 이곳은 경사가 급해 산사태와 토사 유출이 극심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27일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산지에는 나무가 거의 없고 경사면 농사가 많아 토사 유출이 심하다”며 “호우로 유실 또는 매몰된 면적에 대한 복구가 제때에 이뤄지지 않으면 수 년 간 영농이 불가능해 피해가 장기화된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토사 유출로 강 하천 바닥이 높아져 있는데다 양수기로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체계라 저수지를 이용한 홍수 조절 능력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복구 시스템도 미비해 호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권 선임연구원은 “결국 경사지를 농지에서 산지로 회복시키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가 될 것”이라며 “북한 당국이 100% 식량을 자급자족한다는 목표를 적절한 수준으로 자급자족한다는 목표로 하향조정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 경사면까지 무리하게 농경지를 개간하지 말고 부족분은 외부 지원 등 다른 방법으로 채우는 ’정책 조정’이 수해 확대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설명이다.

권 선임연구원은 또한 “당장 농지에서 물을 빼내고 병충해를 방제해야 하는데 북한에는 방제기구나 농약도 부족하다”며 “장마에 이어 9월까지 태풍이 계속되면 2차, 3차 피해로 올해 식량공급 계획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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