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가보위부나 보위사령부 등의 공안기관에 비공개 처형을 위한 ‘비밀아지트’가 운영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28일 ‘NKDB 북한인권사건리포트-29호’를 통해 “북한의 국가보위부나 보위사령부는 모두 비공개 처형을 위한 비밀아지트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국가보위부의 국내 반탐국과 해외 반탐국의 경우 산하의 각 처마다 별도의 비밀아지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포트에 따르면 각 처의 비밀아지트 위치는 비밀아지트의 구성원과 담당 책임자만 알고 있는 기밀사항이다. 때문에 국가보위부 일반 고위 간부들에게도 그 위치나 세부적인 사항과 관련된 정보가 차단된다.
비밀처형을 집행하는 ‘전담팀’도 운영되고 있는데 계호책임자 1명과 예심지도원 2명, 그리고 처형 집행자 3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김인성 북한인권정보센터 조사분석팀장은 “비밀처형팀은 죄수들의 도주나 그 외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자동총으로 무장, 처형자들을 비밀장소로 연행한 후 방망이로 머리를 가격해 살해한다”면서 “그외에도 전기충격, 음독주사와 같은 방법을 비공개 처형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한 고위탈북자도 “시·도 보안소에서도 비밀처형 장소가 있다”면서 “공개처형의 역효과를 가지고 오는 인물들이나 상황일 때는 비밀처형 장소에서 처형을 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비밀아지트에서 집행되는 비공개 처형 대상자들은 해외 공작을 위해 준비된 보위원들의 살해 연습용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황장엽 전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의 아들인 황경모 씨가 이 비밀아지트에서 1999년 사망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리포트는 “1997년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의 외아들 황경모의 경우, 국가보위부 반탐국 비밀 아지트에서 해외 공작을 위해 준비된 보위원들의 살해연습용으로 비밀 처형됐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최근 입국한 고위 탈북자에 따르면 황경모 씨는 1999년 비밀 처형됐다”면서 “황 씨는 중국으로 탈출 했다가 붙잡혀 북송당한 이후 처형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황 전 위원장이 탈북한 이후 가족들에 대한 감시가 매우 심해졌는데, 황 씨는 그들을 돈으로 매수해 탈출을 감행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