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머시 키팅 미국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22일(현지시간) 북한의 김정일 사망과 권력승계 과정 등에서 불안정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여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키팅 사령관은 이날 미 국방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김정일 건강이상설 및 권력승계에 대한 미국의 대비책에 대해 광범위한 옵션을 수행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일이 통치권을 이양하거나 더 이상 통치를 할 능력이 없을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모른다”면서도 “우리(태평양사령부)는 주한미군 등과 함께 북한에서 불확실한 권력승계가 이뤄질 경우 (미국) 대통령이 명령만하면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계획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체적인 김정일 건강상태에 대한 정확한 상태는 말하지 않은 채 “그가 건강의 변화로 고생하고 있는 것은 명확하다”고 지적한 뒤 “겉보기에는 신체적으로 1년 전에 비해 요즘 다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미군 고위 관계자가 북한의 권력승계 불확실성에 대비한 미군의 옵션에 대한 언급이 잇따르고 있어, 김정일의 건강 악화 등 북한체제의 이상징후에 대해 미 행정부가 구체적인 정보를 입수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미 국방부 마이클 나트(Nacht) 세계전략문제 담당 차관보는 15일 하원 군사위원회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청문회에서 “북한의 미래 상황에 관한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나트 차관보가 언급한 ‘북한 미래 상황에 관한 시나리오’는 북한 급변 사태 발생시 가동되는 ‘작전계획(작계) 5029’를 더욱 구체화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또 “현재 김 위원장이 병들고 후계자로 지명된 막내아들은 지위가 불안정하다”고도 말했다.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도 지난 4월 한 초청연설에서 “북한의 우발상황(급변사태)에 대비한 계획(plan)을 준비 중”이고 “한미는 작계 5027과 5029를 통해 ‘즉응전투태세’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데일리엔케이’와 전화통화에서 “키팅 사령관의 이날 발언은 태평양사령관으로서 안보적 관점에서 현재 불안정한 북한체제 상황을 언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김일성-정일로의 권력이양과 현재 진행중인 권력이양은 차이가 크다”며 북한경제, 주민통제, 미국, 일본과의 대외관계 등 안팎으로 어느 것 하나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3대세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서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미군은 특히 준 내전 또는 권력투쟁 등 불안정 상황에서 WMD의 통제 불능과 안정성 위해 등을 가장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