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불량국가’ 오명 벗기 잰걸음?

북한이 베이징 2.13합의 이후 국제금융거래 정상화와 테러지원국 지정의 근원 제거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낙인된 ‘불량국가’의 오명을 벗기 위해 다각적인 외교적 노력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북한언론 매체와 외신들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김영일 부상이 이번 주에 1983년 양곤(랭군) 폭탄테러 사건으로 24년동안 외교관계가 단절되어 온 미얀마를 방문할 예정이다.

조선중앙통신과 일본 NHK 등은 김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외무성 대표단이 19일 아시아 순방길에 올라 중국 베이징을 거쳐 23일께 인도네시아, 25일께 미얀마를 각각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김 부상의 순방국 가운데 미얀마는 1983년 10월 전두환 대통령 방문시 수행장관 등 21명을 사망케 했던 폭탄테러를 북한의 범행으로 단정, 국교를 단절함으로써 미국이 북한을 테러국가로 지정한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했던 나라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따라 북한은 미얀마와의 관계복원을 통해 ‘랭군 폭파사건’의 흔적을 지움으로써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과 적성국 교역법 적용 해제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긍정적인 여건을 조성하려는 복안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국제사회에 낙인된 불량국가에서 벗어나려는 목표가 금융부문에서는 BDA문제를 통해 해결을 목전에 두게 되면서 다음 수순을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적성국교역법 적용 해제에 맞추고 상징적인 고리를 풀기 위해 미얀마와의 국교회복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미얀마 와의 ‘과거사 정리’를 통해 미국에 명분을 주고 동시에 조속한 조치를 촉구하는 시위적 성격도 띠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북한이 미얀마와 관계를 개선하려는 것은 그동안의 고립을 벗고 국제사회로 나오려는 외교적 노력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미국의 아시아 반테러 전선에서 주목받고 있는 미얀마 등과의 관계개선이 북한이 의도하는 전략적 효과를 낼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2.13합의의 1차 이행시기를 넘기고서도 미국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자금 동결해제 조치의 실효성 확인을 고집하면서 합의 이행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점도 이번을 계기로 확실한 국제금융거래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외교적 줄타기로 읽혀지고 있다.

북한 리제선 원자력총국장은 지난 20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에게 편지를 보내 “BDA에 동결된 자금이 실제 해제됐다는 것이 확인되는 즉시 IAEA실무대표단을 초청할 것”이라고 밝혀 2.13합의 이행의지를 재확인 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이 시리아, 이란 등과 함께 북한을 불량국가로 지목한 뒤 국제적 고립이 가속됐고 ‘강성대국’으로 가는 길까지 막히게 됐음을 절감한 북한의 이런 행보가 불량국가 탈피로 이어질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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