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불능화 중단 발표 왜 지금했나

북한이 지난 14일 영변 핵시설 불능화를 중단했음에도 26일에야 이 사실을 발표한 데는 베이징 올림픽을 치르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 대한 고려와 미국과의 핵검증 관련 협상 추이를 지켜보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혈맹 중국이 올림픽의 평온한 개최에 국운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 기간(8.8~24) 중 한반도 안보불안 지수를 높일 수 있는 발표를 하는 것은 잔칫상에 재 뿌리는 격이라는 점을 북한도 감안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북한 나름대로는 이왕 중국을 ‘배려’한 김에 폐막 바로 다음 날 이뤄진 25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방한 일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발표하기로 했다는 추측도 있다.

이와 함께 북.미간 핵신고 검증 관련 협의가 진행되는 추이를 일단 지켜보겠다는 의도가 반영됐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북핵 검증 체제가 합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이 합의사항인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진행된 북.미간 실무 협의 결과에 한가닥 기대를 걸었다는 추측인 것이다.

결국 이 협의에서도 가시적 성과가 도출되지 않자 올림픽 기간을 감안해 며칠 뜸을 들인 뒤 곧바로 발표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 내부 사정으로 시선을 돌리면 정권수립일인 9.9절을 앞두고 테러지원국의 멍에를 벗어야겠다는 북한 수뇌부의 강한 의지가 담긴 ’택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이번 9.9절은 정권 수립 60주년을 기념하는 날이라는 점에서 북한으로선 그때까지 대미 외교의 주요 전리품이 될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꼭 받겠다는 생각을 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고려 속에 미국의 관심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시점으로 25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개막 시점에 맞춰 발표하는 방안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는 “북한이 불능화 중단을 발표하면서 여러 차원에서 타이밍을 검토한 정황이 보인다”며 “이는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포석이긴 하지만 판을 깨려는 것이라기 보다는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위한 대미 촉구 쪽에 가깝다고 본다”고 해석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