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불능화’까지 험로 예고

‘2.13합의’ 이후 관심은 첫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북한의 핵폐기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일단 중유 5만t과 맞바꿀 영변 핵시설 폐쇄.봉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 감시 수용 등 60일 내 북한이 취할 초기 이행조치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본격적인 문제는 현존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포함한 초기 이행조치 이후의 북한 행동이다.

북한이 초기조치로 받을 5만t 외에 나머지 중유 95만t 상당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핵프로그램 완전 신고와 현존 핵시설 불능화 조치 등을 해야 하며, 이런 지원을 받기 위해서라도 불능화 조치를 서두르지 않겠느냐는 것이 우리 정부의 기대섞인 전망이다.

하지만 북한이 이를 호락호락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당장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해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이번 회담 결과를 전하면서 중유 100만t 지원 대가로 ‘핵시설 불능화’ 대신 ‘핵시설 가동 임시중지’를 언급한 것도 이를 잘 드러낸다.

동결이나 봉인.폐쇄 수준으로 해석되는 핵시설 가동 임시중지는 핵시설을 아예 못쓰게 만든다는 불능화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냐는 섣부른 관측도 제기되지만 아직 북한 매체들이 핵불능화 조치를 명확히 부인하지 않았고, 이번 보도가 북한의 공식 입장이라고 단정하기도 이르다는 점에서 신중론이 우세하다.

그러나 이번 보도가 2.13 합의문에서 언급조차 못하고 넘어간 기존 핵무기나 핵물질 폐기는 고사하고 핵시설 불능화 조치까지 이행하는데도 만만찮은 험로가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미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북한이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를 포함한 핵시설에 대한 불능화 조치를 취하더라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이 때문에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 온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3일 북한이 미국의 대북 정책전환 의지를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 조치에 이르기까지 취할 각종 조치마다 자신들이 원하는 요구 보따리를 풀며 미국을 압박하고, 이를 토대로 얻을 수 있는 최대치를 얻는 지루한 공방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맥을 같이 한다.

조선신보 역시 “조미 두 나라가 비핵화 구호에 소리를 합쳐 공동보조를 시작했지만 행동과 행동을 흥정하는 두 나라의 긴장 관계는 계속 된다”고 전망해 주목된다.

일단 북한이 이번 합의를 어떻게 보고, 향후 합의 이행을 위해 어떻게 행동할지는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이는 북한 외무성의 공식 입장 등에서 좀 더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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