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2월 들어 전국적으로 시장 통제를 풀어 사실상 모든 물품에 대한 거래를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화폐개혁 이후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국가 기관원을 상대로 폭력행위가 빈발하고 식량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당국이 전격적으로 내린 조치로 보인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일 “장마당 통제가 계속됐던 양강도와 함경도에서 2월 1일부터 통제가 완전히 풀렸다”면서 “쌀가격도 400원까지 치솟다가 지금은 250∼300원 사이에서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신의주나 양강도에서 시장을 부분적으로 풀 때도 쌀 거래는 못하게 했는데 지금은 쌀도 풀었다”면서 “식량 가격이 폭등하고 월급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주민들이 굶을 위기에 처했는데 그나마 시장이 풀려 다행이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 당국이 국정가격을 고지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가격 결정을 시장에 맡긴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소식통은 시장 통제가 풀렸지만 주민들은 아직 당국 눈치를 보면서 장사에는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가 화폐개혁 이전 수준으로 시장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한 조치인지 식량난을 막기 위한 임시 방편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내부 소식통들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장이 풀리면서 환율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달러에 400원까지 치솟던 환율도 이틀 만에 300원 대로 떨어졌다.
한편 지난해 11월 30일 화폐개혁 이후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이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물어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을 전격 해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고 조선일보가 3일 보도했다.
신문은 박 부장은 2005년 7월 북한 경제 사령탑인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에 임명됐으며, 지난 수년간 북한 내 자생적 시장경제 요소를 없애는 데 앞장서 온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번 박 부장 해임이 사실이라면 1990년대 중반 북한 식량난이 한창일 때 서관히 농업상을 ‘미제의 간첩’으로 몰아 처형한 것과 비슷한 모양새다. 당시 김정일은 식량난의 책임을 서관히에게 떠넘기기 위해 그를 간첩으로 몰아 처형했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