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중합영무역회사 내세워 공채 매입 활성화 시도

무역지도국으로 승격하고 '공채' 중간책 역할 부여...소식통 "中기업 신뢰도 감안한 결정"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해관(세관) 인근에서 트럭들이 줄지어 북측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최근 돈주(신흥부유층)들의 공채 매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 북중 합영회사를 무역지도국으로 승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당국은 지난 10일 북중 합영 무역회사 중 하나인 평진합영무역회사(平津合營貿易會社)를 평진무역지도국으로 승격시켜 북한 내 사업에 있어 일부 자율성과 권한을 보장해줬다.

기존의 무역회사들은 대외무역총국 산하에 편제돼 관리와 감시를 받지만 지도국이 되면 모든 사업 계획을 직접 내각에 건의할 수 있다. 중간 감시기구의 관리를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중국 톈진(天津)에 본사를 두고 있는 평진합영회사는 북중 무역의 상징성을 지닌 회사로, 원래 자전거나 오토바이 등 윤전기재 부품을 중국에서 들여와 북한에서 조립, 생산, 판매하는 사업을 주로 했었다.

그러나 이번에 무역지도국으로 승격됐다는 점에서 기존 사업 외에도 중국 설비를 수입·판매하거나 지방의 공장들을 매입하는 등 사업을 확장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북한 당국은 평진에 세관 및 국내 운송에 관한 여러 가지 특혜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북중 합영 기업인 평진합영회사를 지역국으로 승격하며 여러 가지 사업권한을 부여하고 사업권을 매도할 수 있는 권한까지 허용한 것은 공채 매입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국가에서 상업허가증을 발급하는 대가로 공채를 매입하게 해도 돈주들이 이를 꺼려하자 중국 합영 기업을 중간에 세웠고, 이를 통해 공채로 투자를 하거나 사업권을 매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돈주들이 국가는 믿지 않아도 망하지 않을 중국 기업은 믿고 투자하리라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북한 당국은 본인들이 직접 공개 매입에 나서지 않으면서 평진을 중간 고리로 내세워 외화를 흡수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한 셈이다.

특히 평진은 북한 내 각종 사업 권한을 갖을 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으로부터 중국에서 수요가 많은 북한 광물 등 현물을 싼값에 제공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평진이 돈주들과 국가 사이의 공채 판매 연결고리가 된 셈”이라며 “이를 대가로 평진은 최근 내각과 철광석, 금, 마그네샤크링카(마그네시아클링커) 등의 가격 조정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본지는 이달 들어 북중 간 지하자원 밀수출이 재개됐으며 철광석, 마르네시아클링커, 금 등이 북한의 주요 수출품이라고 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 지하자원 에 밀수출 재개코로나에도 밀착 강화) 북한군 소속 무역회사 외에도 평진과 같은 무역회사들도 자체적으로 대중(對中) 광물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식통은 “평진회사의 지도국 승격은 공채 매입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 크지만 조중(북중) 무역을 활성화하고 양국 간 친선 우의를 강화하겠다는 외교적인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진의 승격 뒤에는 조선(북한)에 이미 들어가 있거나 조선과 사업을 하는 중국 기업과 개인에게 판로를 개척해주고 동시에 조선의 경제활성화도 돕겠다는 중국 정부의 협조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