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미 양자협상 왜 집착하나

미사일 문제와 관련한 북미 양측간 기싸움이 다시 양자대화냐 6자회담이냐는 협상의 형식문제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오랜 침묵을 깨고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보도 등을 통해 미사일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요구했지만 미국은 부시 대통령까지 나서 북한의 선(先) 6자회담 복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마치 2002년 제2차 북핵위기 이후 반년 가까이 양자협상이냐 다자협상이냐를 두고 북미 양측이 지루한 힘겨루기를 하던 양상이 되풀이되는 모습이다.

북한은 왜 이처럼 미국이 한결같이 거부의사를 밝혀 왔던 양자협상에 집착할까.

전문가들은 북한이 6자회담에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미국과의 양자 담판을 통해 얻을 파이가 더 클 수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체제를 직접 위협하는 것으로 판단한 미국과 일대일 협상을 통해 빅딜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국대 고유환(高有煥) 교수는 22일 “북한이 6자회담을 통해서는 자기들 입장을 관철시킬 수 없다는 경직된 고정관념에 자꾸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부시 행정부에 대한 근본적 불신도 다시 한번 북미 양자협상을 요구하게 만든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을 통해 부시 대통령의 진심을 확인해 보겠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은 북한의 양자협상 요구가 결국 6자회담으로 가기위한 징검다리일 것이라는 관측과도 맥을 통한다.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에서 보 듯 미국의 태도변화가 불확실하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부시 행정부의 진심을 확인하지 않고 괜히 6자회담에 나갔다가 오히려 미국의 구색갖추기 전략에 이용당할 수 있다고 북한 나름대로 우려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에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를 카드로 사용했고, 이를 북미협상의 초대장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북한도 부시 행정부의 완강한 거부 의사를 예상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계산을 거친 명분 쌓기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북미간 대화 형식을 둔 기싸움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내달 한·중·일 3국 방문까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북한은 라이스 장관의 방문 결과를 지켜보면서 다음 단계의 수순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북한을 6자회담에 나오게 하거나 미국을 북한과의 양자대화 장으로 끌어들이게 할 중국이나 우리 정부의 역할이 주목된다.

북한이 평양에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를 초청했다는 것은 내부 입장을 정리하고 ’선물’을 준비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고, 이런 측면에서 중국이나 우리 정부가 미국을 설득, 양자대화를 중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세종연구소 백학순(白鶴淳)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뭔가 조그만 계기라도 만들어서 이것을 갖고 미국, 일본을 설득해 가는 적극적 사고방식을 가져야 된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