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부시 ‘미스터 김정일’발언 긍정 평가”

북한이 3일 조지 부시 대통령의 ’미스터 김정일’ 발언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6자회담 재개에 또 다시 기대감이 일고 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 대통령 부시가 지난 5월 31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우리 최고수뇌부(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선생’이라고 존칭했다”며 “우리는 이에 유의한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특히 “이번에 부시 대통령이 한 발언이 대조선(對北) 정책을 혼미한 상태에 빠뜨린 미국 내 강온파 사이의 싸움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면 6자회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북-미 대립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부시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폭군(tyrant)’대신 ’미스터 김정일’이라고 부른 것이 뚜렷한 정책 변화로 확인되고 부시 행정부의 입장이 이런 방향으로 분명하게 정리된다면 북한도 6자회담에 긍정적으로 나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한 미국 국무부가 2일 양측이 지난달 13일 뉴욕채널을 통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가진 뒤 3주가 지났으나 아직 북한측으로부터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밝힌 직후에 나온 것은 미국이 기다리는 북한의 ’대답’으로도 해석된다.

대변인은 “우리는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지난 시기처럼 아침 저녁으로 달라지지 않는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해 향후 미국의 일관된 태도가 회담 재개의 결정적 변수임을 거듭 확인했다.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최근 들어 미국에 대해 가장 유화적이고 긍정적인 것이다.

외무성은 지난 2일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김 위원장 비난 발언을 추호도 용납할 수 없다면서 “6자회담 문제가 일정에 오르고 있는 때 나온 체니의 망언은 우리더러 6자회담에 나오지 말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못박았다.

또 지난달 22일에는 뉴욕 북ㆍ미 접촉 사실을 확인한 뒤 “우리는 미국측의 태도를 계속 주시할 것이며, 때가 되면 우리의 입장을 뉴욕 접촉선을 통해 미국측에 공식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의 이날 발언에는 부시 행정부의 심중을 떠보는 동시에 최고지도자에 대한 ’돌출발언’을 막아 북-미 대화의 명분을 마련해 보려는 적극적인 의도가 들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대변인은 이와 함께 “미국이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진실로 바란다면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을 철회할 용단을 내려 6자회담 재개에서 최대의 걸림돌을 들어내야 한다”고 말해 ‘폭정의…’ 발언 철회라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현재 북한은 분명히 6자회담에 나오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면서 “미국이 최고지도자를 비난해 최소한의 대화 조건을 없애지 말아달라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최근 미국과 대화국면을 이어가고자 한다”면서 “6자회담 재개의 공은 미국에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의 김 위원장에 대한 호칭 변화와 ‘폭정의…’ 발언 취소만으로 북한이 요구하는 6자회담 재개의 조건과 명분이 완전히 충족되는 것인지는 미지수이다.

북한이 최근 스텔스 전폭기의 한반도 배치 결정에 대해 앞에서는 대화를 말하면서 뒤에다는 칼을 숨기고 있는 이율배반적 행위라고 미국을 맹비난하고 있는 것은 말이 아닌 실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북측의 끈질긴 요구사항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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