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봉지술’-학습장, 南 1950년대 기억

▲ 회령 백살구 가공공장에서 만든 ‘봉지술’ ⓒ데일리NK

북한산 ‘봉지술’이 처음 공개됐다.

비닐봉지 안에 술이 들어있는 이 ‘봉지술’은 함북 회령 백살구 가공공장에서 제조한 것. 알콜 도수는 30%, 양은 350ml다. 색깔은 약간 누런색이며, 안에는 백살구씨 술임을 증명하는 살구씨가 1~2알 들어있다. 북한에서 출품되는 주정 25%, 500ml인 일반 소주에 비해 도수가 5% 높고 양은 적은 편이다.

회령 출신 탈북자들은 “’봉지술’은 중국의 ‘봉지빼주’를 모방해 2000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빼주는 중국어로 백주(白酒)다.

98년에 탈북한 김모씨는 “그때는 ‘봉지술’이 없었다”며 “원래 ‘백살구씨 술’은 병이나 플라스틱통에 넣어 포장됐다”고 말했다.

▲ 중국산 ‘봉지술'(좌)과 북한산 ‘봉지술'(우) ⓒ데일리NK

중국은 90년대 초부터 봉지술을 유통시켰다. 북중 국경을 통해 밀수입된 ‘봉지빼주’는 북한 전역에 퍼졌다. 알콜 도수가 높고 향이 좋아 북한주민들이 즐겨 마셨다. 알콜 도수는 38%, 40%, 60%로 다양했다.

▲ 술 색깔은 약간 누렇고 봉지안에 씨앗이 들어있다. ⓒ데일리NK

‘봉지빼주’가 잘 팔리자 주류업자들이 중국에서 봉지포장기계를 들여와 몰래 ‘봉지술’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개인들이 ‘봉지술’을 몰래 팔았다.

사진에 소개된 ‘백살구씨 술’은 최근에 나온 공장 제품으로, 이는 국영공장이 ‘봉지술’ 생산라인을 갖추었다는 뜻이다. 북한주민들은 ‘봉지술’이 휴대하기 편하고, 도수가 높아 좋아한다.

▲ 북한 학습장(우), 중국 학습장(좌) ⓒ데일리NK

7.1조치 후 18전짜리 학습장 수백원으로 껑충

학생용 노트는 제지공장에서 만든다. 90년대 이전 평양종이공장과 각 도의 화학섬유공장, 제지공장에서 펄프생산을 했지만, 90년대 중반 이후 원료ㆍ전기가 부족해 가동을 멈추었다.

화학섬유공장에서 만든 펄프는 그런대로 종이 질이 괜찮지만, 지방의 제지공장에서 만든 종이는 질이 많이 떨어진다. 폐지를 재활용했기 때문에 색깔이 누렇고 군데군데 나무조각과 비닐조각이 들어있는 것도 있다.

‘김일성-김정일 혁명활동 학습장’은 특별히 책 표지를 빨간색으로 한다. 빨간 책표지 학습장을 구입하지 못한 학생들은 빨간 라크나, 에나멜을 일반 학습장 표지에 바른다.

▲ 중국산(좌)과 북한산(우) ⓒ데일리NK

90년대까지 중학생용 학습장은 국정가격으로 한 권에 18전, 소학생용은 7전이었다. 그러나 7.1경제조치 이후 제지공장이 학습장을 장마당에 넘겨 팔아 한 권에 100~300원으로 껑충 뛰었다.

한영진 기자 (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
사진 = 김영진 중국특파원 kyj@dailynk.com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