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서부지역에서 봄가뭄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농촌 동원 종료로 일손부족이 예상되자 총동원 기간을 한 달 늘리는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고 내부소식통이 알려왔다. 당국은 동원 기간 연장을 가리켜 ’70일전투’라는 이름을 붙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의주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왕가물(극심한 가뭄) 피해를 막기 위해 인민반에서는 새벽 5시부터 2시간, 오후에는 5시부터 8시까지 3시간 동안 밭에 물주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 작업에는 소(초등)학교 학생들도 예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없고 밭 작물이 타들어 가자 간부들 사이에서 총동원기간을 한 달 늘리는 70일전투 준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물주기 작업에 밥먹는 사람은 모두 나와야 한다고 해서 10살 꼬마도 물통을 둘러 매고 있다”며 “며칠간 동원돼 얼마나 피곤했던지 입술에 꽁아리(물집)가 생길 정도다”고 말했다.
북한은 통상 봄철 40일간 농촌지원기간을 정해 학생, 기관기업소, 가두 여맹원을 동원해 봄철 농사일을 돕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10일부터 지원전투를 시작했다. 이 기간을 한 달 연장하면 학생들은 7월 10일까지 농장에서 일을 해야 한다.
김정은은 지난 4월 8일과 27일에 두 편의 노작(勞作)을 통해 식럄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새로운 지도자가 식량 증산을 강조한 마당에 봄철 가뭄이 지속되자 북한 당국은 사람의 노동력 외에는 다른 가뭄 해결 수단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평양을 비롯해 황해남북도, 평안남북도 등 북한 서부지역의 강수량은 50년만의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방송에서는 매일 세계 식량난 상황과 태국, 미얀마 등 국가에서 가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을 전하며 전 세계적으로 자연재해를 겪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총동원 기간이 연장된다고 해도 가뭄 해결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소식통은 “농장원 한 개 분조가 농장원이 15-20명이다. 지원 노력(인력)들이 오면 농사일을 이들에게 다 맡겨두고 시내로 나와 마늘, 배추 등을 팔고 있다”면서 “고작해야 3∼5명 정도 나와서 지원 인력들에게 일을 전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지원 인력이 오면 농장원들이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총동원 기간에 농촌 동원 지원자들을 관리, 감독해야 할 농장원들이 사라지자 지원자들도 태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원자들은 ‘주인(농장원)들은 모두 어디 가고 우리만 일하느냐’며 불만이 높다고 한다.
농촌지원 70일 전투가 진행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주민들은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전투에 남아날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 농촌 지원이 장기화 되면 결국 전쟁이지 무슨 전투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