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국가보위성(우리의 국가정보원과 유사) 요원들이 중국인 상인이나 운전사들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돈벌이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소식에 정통한 한 대북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중국인 장사꾼들이나 트럭 운전수(운전사)들이 조선(북한) 내에서 중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별 생각 없이 받다 벌금을 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함북 나선시) 원정리 세관 인근에 잠복해 있던 북한 감청 요원(보위원)이 전화를 받은 사람의 차를 세우고 벌금을 물리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원정리 세관 반경 약 1km까지는 중국 쪽 핸드폰 신호가 잡혀 전화가 수신된다”며 “중국인 관광객의 경우에는 여행사에서 휴대전화를 수거해 중국과 통화를 못 하지만 장사꾼이나 트럭 운전수의 경우에는 그런 제재가 없다 보니 걸려오는 전화를 자연스레 받는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인들은 아무런 생각 없이 받은 전화 때문에 위안화로 수 천원(1천 위안=한국 돈 약 16만 원)의 벌금을 물게 되어 황당하고 억울해한다”며 “하지만 조선과 중국을 계속 오가야 하는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벌금을 감청 요원에게 준다”고 덧붙였다.
보위원들은 예전부터 감청 업무를 담당하면서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뇌물을 받아왔었다. 이제는 그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는 것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중국인 무역업자나 운전사들의 돈주머니를 털어내고 있다는 점이 읽혀진다.
북한 당국도 보위원들에 대한 통제와 감시를 하고 강화하고 있지만 부패구조가 워낙 뿌리 깊게 형성돼있고, 중국인들을 뜯어 먹는다는 생각에 죄의식도 없어 근절이 힘들다. 이에 이들의 비리는 단절되지 않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는 상태다.
특히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삼지연 꾸리기 등에 주력하는 당국의 ‘충성자금’ 강요가 이 같은 행동을 부추기는 하나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보위원들은 휴대전화 단속 이외에도 북한 주민들을 태워주는 중국 차량도 단속해 벌금을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중국 운전수들이 기름값이나 벌어볼 요량으로 지나가는 북한 사람을 태워서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경우가 있는데 보위원이 이를 단속해 남자는 1인당 중국돈 500원, 여성은 1인당 중국돈 1000원까지 벌금을 물린다”며 “이것 때문에 중국인 운전수들은 도로를 달리다 북한 주민이 태워달라고 해도 무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사례들이 많아져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더욱 조선 사람들을 경계해야 말이 나온다”며 “‘이렇게까지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