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보위부 전성시대…’충성경쟁’ 한발 앞섰다

최근 북한에서 국가안전보위부(우리의 국가정보원)의 위상과 권한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이 직접 일선 보위부원의 권한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평양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국가안전보위부에 현대적인 통신장비(도청, 전파장애·차단)를 갖출 데에 대한 지시와 보위부원들의 권한을 높여줄 데에 대한 지시가 최고사령관의 이름으로 지난 20일 내려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국경지역 보위부원들의 경우, 탈북자 검거나 외부 브로커 색출을 목적으로 중국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방안을 중국과 협의해 마련하라는 지시도 내려졌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어 “보위원들이 안하무인격으로 사람 잡이에 나섰고 최근 중국에서 손전화 도청장비를 새로 들여와 중앙 및 지방 전화국에 설치했다는 소문도 있다”고 말했다.


복수의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국경연선에서의 탈북자 색출, 외부정보 차단, 중국전화 탐지 및 전파 방해, 주민동향 감시 등에는 보위부가 전면에 배치됐다. 김정은 시대 충성경쟁에서 한발 앞선 모양새다.


최근 보위부에 당과 중앙기관 간부들의 동향 보고서도 작성해 올리라고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의주 소식통은 “조의 행사를 마치고 보위부가 간부들의 반영문(동향자료)을 작성해 몇 차례에 걸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주민생활 통제에도 보위부의 권한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인민보안부의 권위가 약화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양강도 소식통도 “최근 담당 보위지도원들의 가정방문이 잦고, 매 가정에 대한 요해(파악)사업도 세밀하게 진행되고 있어 사람들이 불안해한다”며 “어떤 목적에서인지 장마당 장사꾼들의 식량과 물건구입 경로도 보위원들이 조사하고 있어 불안감이 더하다”고 전했다.


보위부의 위상과 권한 강화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김정은이 2009년부터 보위부 수장으로서 후계자수업을 받았고, 현 수장인 우동측 제1부부장도 그의 최측근으로 지목되고 있다. 3대 세습을 대내외에 공포했던 2010년 9월 당대표자회 직후 김정은은 가장 먼저 보위부를 찾아 예술선전대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김정일 사후 충성경쟁에 있어서도 다른 권력기관보다 한발 앞선 모습이 관측됐다. 가장 먼저 ‘김정은 초상화를 모시겠다’는 제의서를 올렸고,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구호를 내걸겠다고 했다.


보위부의 권한이 대폭 강화되면서 주민들도 내심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소식통은 “얼마나 오래갈지는 모르나 지금 보위부는 하늘 무서운 줄 모른다”며 “현재 중앙기관은 물론, 지방 공장기업소에도 보위부 요원들이 이미 그물처럼 덮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식으로 더 배치될 것인지 두려울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