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보위부 일꾼에 ‘충성자금’ 500달러씩 바치라 요구”

대북제재 따른 자금난 해소 의도로 읽혀…부담은 고스란히 주민에 전가

평양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북한 주민들이 참배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처

최근 북한 당국이 국가보위성 일꾼 개개인에게 ‘충성자금’ 명목으로 최소 500달러씩 바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달러를 벌어들일 여건이 되지 않는 보위성 일꾼들은 내부 주민들의 주머니를 짜내 상납금을 충당하려 하고 있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에 “당국이 최근 보위부(보위성) 성원들에게 500달러씩 바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이는 말단 하급 성원들에게 부과한 돈으로, 상급으로 올라갈수록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시(市)나 군(郡) 보위부에 얼마씩 내라는 지시를 하달하곤 했는데, 이렇게 개개인에게까지 할당량을 부과해 충성자금을 강요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때문에 이를 두고서는 대북제재 장기화 여파로 북한 당국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방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보위성 일꾼들이 채울 상납금은 온전히 주민들의 몫이 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자신의 힘으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없는 보위성 일꾼들이 여러 구실을 내세워 내부 주민들을 단속하고 이를 통해 뇌물을 받아 챙겨 할당량을 채우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소식통은 “그들(보위성원)은 뇌물로 자신의 과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판매 불가’라는 꼬투리를 잡아 장사꾼들의 돈을 챙기고, 탈북자 가족을 지속적으로 추적해 송금액을 갈취하고, 밀수나 도강 등의 동향도 철저히 파악해 어떻게든 자금을 만들어 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보위부가 한국 드라마 시청을 단속하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한 당국이 엄금하고 있는 한국 드라마 시청 행위를 적발해 주민들로부터 소위 ‘뒷돈’을 챙기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한국 드라마 시청 및 유포 행위에 대한 북한 당국의 단속은 특히 최근 들어 강화되는 추세다. 앞서 양강도 소식통은 본보에 당과 보위성·보안성으로 구성된 외부 영상물 단속 전담조직 ‘109상무’를 중심으로 강도 높은 검열이 이뤄지고 있으며, 109상무는 내부에 정보원을 심거나 위장 유포자를 세우는 등 다양한 단속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한류 콘텐츠를 접하는 행위를 적발한 경우 주민들에게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본보는 지난 5월 “삼수군 읍 농장의 7세대가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던 중 109상무 단속에 걸렸는데, 이들은 봐달라고 사정하는 주민들에게 중국 돈 1000~2000위안을 노골적으로 요구했다”는 양강도 소식통의 전언을 보도한 바 있다.

북한 당국의 한류 단속 강화 분위기에 노골적 뇌물 요구까지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주민들에게 받은 뒷돈을 통치자금으로 흡수하려는 움직임이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 당시 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주민들 사이에서 ‘검열조직이 단속에 걸릴 만한 집만 골라가며 들이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