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보양식 보신탕이 유일?…“NO! 양고기, 소고기도 즐긴다”

진행 : 무더위에 지치기 쉬운 요즘, 건강관리에 특별히 관심을 갖는 주민들이 많은데요, 그래선지 요즘 북한 시장에서는 건강식으로 평가받는 음식들이 잘 팔린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보양식이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강미진 기자와 자세히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강 기자, 관련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며칠 후면 말복(11일)인데요, 삼복철 무더위 때 1년 건강을 챙기려는 것은 남이나 북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초복 때 가족들과 삼계탕으로 올해 건강식을 챙겼는데요, 가족들 모두 북한에 있었다면 이맘때 단고기(개고기)를 먹었을 텐데, 한국에 오니 자연스럽게 삼계탕을 먼저 찾게 되더군요.

사실 북한 주민들은 여름철 보양식으로 단고기를 주로 먹게 됩니다. 그래서 이때쯤이면 시장에서 단고기 가격이 전보다 상승하게 되는데요, 여기서 북한 주민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습니다. “삼복철에 단고기 국물이 발등에 떨어져도 몸보신이 된다”는 말인데요, 그만큼 보신탕이 건강에 좋다고 인식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에는 양고기도 보양식으로 인식, 이를 찾는 주민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여름철에 맞춰 시장들에서는 각종 보양식 육류들을 찾는 주민들을 흔히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 : 네. 한국에서의 복날풍경은 삼계탕 전문점들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고, 시장이나 대형 매장에서는 닭이 순식간에 팔리곤 하는 것입니다. 북한에서의 풍경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기자 : 네, 가족이나 자신들의 건강을 위해 건강식을 마련하는 건 남과 북이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삼복철이면 삼계탕집을 찾거나 혹은 재료를 사다가 집에서 직접 해 드시잖아요, 북한도 도시에서는 식당을 찾아서 삼계탕을 먹거나 단고기 식당으로 가서 영양식을 챙기기도 하지만 대부분 주민들은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얼마 전 북한 주민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는데요. 그 주민은 닭고기로 만든 닭곰이나 삼계탕보다 단고기나 보신탕을 주로 먹는다고 하면서 자신도 장마당에서 단고기를 사다가 온 식구가 보신탕을 해먹었다고 은근히 자랑하더라고요, 그 주민의 흐뭇해하는 모습이 전화기를 통해서도 전해져서 저도 입가에 웃음을 지었는데요. 자신과 가족을 위하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진행 : 북한 주민들이 삼계탕보다 보신탕으로 여름 보양을 하게 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 모든 상품에 대한 유통이 원활한 한국과 달리 북한은 그렇지 못합니다. 시장에 많은 품종이 있다고 하지만 정작 구할 수 없는 것도 있는 것이죠. 전력 사정으로 장기 냉장보관을 해야 하는 일부 품목들은 제철이 아니면 구매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닭곰에는 밤과 대추 인삼이 들어가는 것이 기본이잖아요, 그런데 북한 시장에서는 최근 밤을 보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전력사정으로 장기보관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인삼도 생산지인 개성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에서는 구매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또 여름에는 닭들에게 사료로 채소를 많이 준다고 하더라구요, 자연스럽게 주민들은 영양가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죠. 때문에 자연스럽게 여름에는 대부분 주민들이 단고기나 보신탕을 먹는다고 합니다.

저도 북한에서 살 때 여름에는 보신탕으로, 가을에는 닭곰으로, 그리고 겨울에는 토끼곰으로 가족의 건강식을 마련하기도 했답니다.

진행 : 네 그런 점은 생각 못 했네요. 북한 주민들이 시기별로 챙겨먹는 보양식, 어떤 방법으로 만드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 네, 먼저 주민들이 즐겨 먹는 보신탕에 대한 설명입니다. 북한에서는 흔히 단고기탕이라든가 단고기국으로 불리는데요. 특별한 재료가 없이 재료를 두 시간 이상 푹 삶은 다음 시래기를 넣거나 배추를 썰어서 다시 30분 동안 끓이면 되는데요, 간은 제가끔 입에 맞춰서 개별적으로 놔서 먹으면 됩니다. 그러니까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고춧가루를 넣어서 먹거나 그냥 먹어도 됩니다. 단고기로는 개엿이라는 보약도 만들어 먹는데요, 삶은 고깃덩어리를 물엿과 함께 버무려서 먹는 음식으로 보통 허약하거나 체력이 약한 주민들이 먹으면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다음 닭곰이라고 하는 보양식인데요, 손질한 닭의 배안에 불린 쌀 120g이나 150g 정도를 넣고 밤과 대추를 두세 알 정도씩 넣습니다. 그리고 인삼이 흔치 않기 때문에 대부분 항기를 넣는데요,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복숭아 잎사귀를 넣기도 하더라고요.

여기서 닭곰은 대부분 한 마리가 1인분입니다. 한국의 삼계탕처럼 작은 닭이 아니고 1년 정도 된 닭으로 닭곰을 만들기 때문에 한 마리의 무게는 보통 2.3~2.5kg 정도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다음은 토끼곰인데요, 토끼곰은 뱃속에 쌀을 넣고 황기와 검은콩을 넣는 것이 보통입니다. 토끼곰은 북한 주민들의 보양식 중에 제일 흔한 것인데요. 그리고 최근에는 양과 염소고기로 보양식을 하는 주민들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양고기는 비릿한 냄새로 많은 주민들이 꺼려했던 음식이었는데요, 요즘은 냄새를 잡는 방법도 잘 알려져 있어서 양고기로 보양식을 만드는 것도 힘든 것이 아니라고 하네요.

진행 : 북한 주민들의 여러 가지 여름철 보양식 이야기 속에서 주민들의 생활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주민들의 건강을 회복해 주는 보양식 재료들의 가격, 어떻게 되는가요?

기자 : 네. 생활의 여유가 있는 상류층을 비롯하여 하루 벌어서 하루를 사는 최하층 주민들까지 다양한 부류의 주민들이 각자 자신의 생활에 맞는 보양식을 챙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지 북한 최대 도매시장이 있는 평성시에 사는 부유층들은 대부분 양고기를 사간다고 하더라고요, 또한 일부는 소고기도 사가기도 한다고 합니다. 현재 양고기는 1kg 당 3만 7000원 정도를 한다고 하구요, 단고기는 17000원, 혹은 2만 원 하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닭고기는 품종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흔히 하얀색 털이 있는 닭은 1만 원 정도, 토종닭은 15000원, 그리고 검은 닭은 2만 원 정도로 가격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그만큼 흰 닭 보다 토종닭이나 검은 닭이 영양이 많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라고 하더라고요.

또 오리고기가 몸에 좋다는 인식이 늘어, 최근에 잘 팔린다고 합니다. 현재 양강도 혜산 시장에서 오리고기 1kg의 가격은 13000원으로 봄날보다 1500원 정도 상승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소고기는 중국산이 많다고 하는데요, 싼 것은 2만 8000원 비싼 것은 3만 1000원 정도를 한다고 합니다.

진행 : 네,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 시장 물가동향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5770원, 신의주 5740원, 혜산 58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2080원, 신의주 2100원, 혜산은 21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130원, 신의주는 8110원, 혜산 8125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210원, 신의주 1200원, 혜산은 1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2980원, 신의주는 13000원, 혜산 131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휘발유 가격입니다. 한때 폭등했던 휘발유 디젤유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15100원, 신의주 15060원, 혜산 14500원으로 판매되고 있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11000원, 신의주 10900원, 혜산 1104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