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보상조치 완결 요구할 듯

북핵 6자회담이 9개월여만에 수석대표회담을 시작으로 재개되지만 ‘행동 대 행동’ 원칙이나 검증 문제 등에 대한 북한이 일관되게 표명해온 입장을 보면 회담이 순조롭지 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번 회담에 나서는 북한의 입장은 지난 4일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외무성 대변인은 “모든 참가국의 의무이행이 정확히 완결되어야 10.3합의 이행이 마무리될 수 있고, 그래야 다음 단계 문제 토의가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이번 회담에서도 북한은 `의무이행의 완결’을 들고 나올 전망이다.

북한이 말하는 ‘의무이행의 완결’은 자신들은 의무를 대부분 이행했는데 다른 5개 참여국의 의무이행이 더디다며 이들 신속한 의무이행을 요구하는 의미이다.

북한은 자신들의 의무사항인 불능화 조치는 80% 이상 진척됐고 심지어 폐기단계에서 할 냉각탑 폭파까지 했지만 한.미.일.중.러가 북한에 제공키로 한 에너지 등의 경제보상 조치는 40%밖에 이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적 보상책인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에 대해서도 북한은 그 절차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따라서 북한이 주장하는 보상조치의 완결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이번 회담의 ‘입구’를 찾는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 기간 경제.에너지 실무그룹회의가 함께 열리는 것도 이러한 북측의 불만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을 통해 특히 일본이 자국민 납치문제의 미결을 이유로 대북 경제보상의 분담분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문제삼고 있어 이번 회담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 주목된다.

두번째 난제는 핵신고에 따른 당면 숙제인 검증.

그동안 6자회담에서 ‘9.19공동성명’과 ‘2.13합의’, ‘10.3합의’ 등 여러 합의가 만들어졌지만 검증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은 없다.

‘10.3합의’가 불능화 조치에 대해 “전문가 그룹이 권고하는 구체조치들은 모든 참가국들에 수용가능하고, 과학적이고, 안전하고, 검증가능하며, 국제적 기준에 부합돼야 한다는 원칙들에 따라 수석대표들에 의해 채택될 것이다”라고 언급한 정도가 전부다.

이러한 모호성으로 인해 미국 등은 검증을 신고에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당연한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검증을 다음 단계로 간주할 가능성도 있다.

검증의 단계 논란을 차치하고, 북한은 검증의 대상과 방법, 주체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의 선호하는 방식을 관철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북미 협상 과정에서 검증 문제에 대해 입장을 접근시킨 것으로 알려져 큰 틀에서 검증 합의가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으나, 북한이 ‘조선반도 비핵화’ 입장에서 남북한 상호사찰을 요구할 개연성이 커 이 문제의 처리 방향도 주목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전 조선반도 비핵화는 검증을 전제로 하고 있고, 따라서 미국을 비롯한 모든 참가국들의 의무이행은 예외없이 검증을 받게 되어있다”고 말해 이번 회담에서 상호사찰을 의제로 꺼내들 것임을 예고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은 9일 “검증이 북한의 플루토늄에만 국한된다면, 과거 문제가 됐던 남한의 핵문제 정도에 대한 사찰 정도로 합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라늄농축문제까지 사찰 대상에 포함되면 북한은 남한의 미군기지 등에 대한 사찰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 실장은 덧붙였다.

장용석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9.19공동성명은 남북 동시사찰을 규정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명문화하고 미국의 한반도내 핵무기 불배치, 한국의 핵무기 부재 입장 등을 담음으로써 북한이 동시사찰을 요구할 조건을 갖춘 셈”이라며 “동시사찰을 수용하는 한이 있더라도 북측에 대한 강도 높은 사찰을 관철해 내는 것이 전략적으로 올바른 선택”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회담의 의제중 하나인 6자 외교장관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지는 않겠지만 경제.에너지 지원 등과 연계해 여타 참가국들을 압박하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이 여러 난제들이 예상되지만, 북한은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기 때문에 해제절차 완료시한인 8월11일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 버티기 모드로 일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성렬 실장은 “일단은 북한이 미국의 정치적 상응조치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을 것인 만큼 회담을 낙관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워낙 돌발변수가 많은 다자회담인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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