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길 소렌슨(Eigil Sorensen) 세계보건기구(WHO) 주(駐)북한 대표부 대표는 30일 “북한의 보건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방한 중인 소렌슨 대표는 이날 보건복지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WHO의 활동으로 북한의 보건 의료 문제를 개선하는데 상당한 진전을 보았지만 여전히 문제는 어렵다”며 이 같이 말했다.
소렌슨 대표는 지난 99년부터 2000년까지 북한 주재 WHO 조정관을 지냈으며 2001년부터 지금까지 북한 평양시에 거주하면서 WHO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WHO가 지난 10년간 대북 인도주의 원조로 영양실조가 크게 줄고, 말라리아와 결핵 예방접종 등에서 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그러나 수혈센터가 전국적으로 1∼2곳에 불과해 임신 등과 관련 수혈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고 말했다.
소렌슨 대표는 “의약품이나 장비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북한의 낙후된 의료관행이나 정책이 보건프로그램을 적용하는데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북한은 정치적으로 고립돼있기 때문에 공공보건이나 의료기술 분야가 크게 낙후돼 있다”며 “제공받은 물품이나 장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렌슨 대표는 이번 방문과 관련, 한국 정부와 북한 지원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북한의 보건복지 분야에 더 많은 지원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어 이번 방문이 이뤄졌다”며 “한국 정부와 논의하면서 한국이 장기적인 북한 보건 의료 분야에 장기적인 투자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고기를 주면 한번 배불리 먹게 할 수 있지만 낚시하는 법을 알려주면 평생 먹고 살 수 있다는 얘기를 한국 고위 관계자와 나눴다”며 “식량, 의약품 등 물품을 지원하는 것과 함께 북한의 보건 인력을 교육시키고 지역 병원에 외과와 분만실을 설치하는 등 병원 현대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