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변화 유도 실패” 對 “한반도 위기 안정 관리”

대북 교류협력과 지원 정책이 북한의 변화를 얼마나 이끌어 냈는가, 또 교류협력 및 지원 정책과 북한의 변화 양자 사이에서 시차(時差)를 얼마나 인정할 수 있는가.

이 두 물음에 대한 답의 차이가 대북 경협론과 경협 비판론을 가르는 기준이고, 4일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주최한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관한 평가 토론회에서 고유환 동국대 교수와 유호열 고려대 교수간 입장을 갈랐다.

서울 정동배제학술지원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한 유 교수는 참여정부의 대북 교류협력 및 지원 정책이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는 데 실패했다”며 경협과 북한 변화를 직접 연계해야 한다고 촉구한 데 비해 고 교수는 “남북화해협력 정책은 정권을 초월한 대안 없는 대세”라며 북한의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남북경협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호열 = 현 정부는 북한에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대신 물고기만을 줌으로써 북한 지도부나 간부 및 일반 주민들로 하여금 체제 개방과 정책 개혁을 위한 근본적인 노력을 적극 추진하지 않아도 좋다는 그릇된 신호를 줬다.

지난 4년 반동안 대북 교류협력과 지원사업은 무원칙하고 방만하게 파행 추진됨으로써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는 데 실패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는 북한 당국이 제한된 자원과 에너지를 핵무기와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을 줬다. 기로에 섰던 북한 정부는 개방.개혁 정책 대신 독재체제를 강화하고 선군정치에 의한 군사력을 강화함으로써 개혁.개방을 주도할 엘리트들의 진출이 이뤄지지 못했다.

사회주의 국가들이 개혁.개방의 체제 전환과정에서 경제난 타개를 위해 불가피하게 시장경제적 요소의 도입이 이뤄졌던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외부로부터의 변화 요인을 차단할 수 있었던 것도 현 정부의 묵시적 태도와 무관치 않다.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북정책이 북한의 변화와 직접 연계돼 추진돼야 한다.

▲고유환 = 참여정부는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다자 협의체인 6자회담의 틀을 마련하는 등 한반도의 긴장고조를 막고 위기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성과가 있었다. 그리고 남북대화의 정례화로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함과 동시에 3대 경협사업 활성화로 남북경협이 제도화하는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 교류협력의 병행추진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론 남북관계의 진전이 핵문제에 발목잡힘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지난 4년여 남북관계가 현상유지에 머물렀다.

남북경협은 북한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북한 변화의 촉매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떠한 난관이 있어도 지속해 나가야 한다. 남북경협의 확대는 북한을 안정적으로 자본주의 세계경제로 편입시키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남북 화해협력 정책은 정권을 초월한 대안 없는 대세다. 그럼에도 햇볕정책.대북포용정책.평화번영정책 등을 둘러싸고 남남갈등을 지속하는 것은 냉전시대의 남북관계 패러다임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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